남김없이 다 퍼주는 여자
몸이며 마음이며 다 갖다 바쳤다. 배고프다고 해서 밥 사주고, 옷 없다고 해서 옷도 사줬다. 휴일에는 친구 약속까지 취소해가며 만났다. 그저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웠고, 남김 없이 주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남자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 잡힌 물고기가 영원히 자기 소유일 거라 믿고 소홀해지고 다른 여자를 본다. 그는 아는지 모르겠다. 이러다가 그녀가 돌아서면 가장 아쉬운 건 남자다. 왜냐하면 그녀가 쏟아 부어준 사랑에 익숙했던 남자는 다른 여자를 만나면 그 사랑이 얼마나 풍족했는지를 비로소 알게 될 테니까. 물론 그녀 역시 남자가 자신을 버리고 떠난 뒤 후회할 거란 걸 알고 있다. 물론 뒤늦게 후회해도 다시 받아줄 리 없다.
끊임없이 관용 베푸는 여자
사랑에 빠지면 옳고 그름의 경계를 판단하지 못하고, 감정의 지배를 받는 그녀. 그저 사랑하기에 그의 모든 행동이 예쁘고, 나쁜 행동조차 이해된다. 그가 양다리 걸친 게 들통나도 “나 아니면 누가 그를 감싸주겠어”, 그가 스토커 식의 사생활 관리를 해도 “다 날 사랑해서 그러는 거겠지.”
밑도 끝도 없이 관용을 베풀고 스스로 지쳐가는 여자. 남자가 계속 안하무인격 행동을 지속한다면, 그녀가 점차 현실에 눈 돌리게 될 것이고, 언젠가는 참아왔던 인내력을 터트리게 될 것이다. 많이 베풀어온 사람일수록 한번 감정이 변하면 극단적이고 강하다. 그녀는 다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날 것이다. 어디 가서 만나기 힘든 여자인 만큼, 있을 때 잘 붙들어 놔야 할 것이다.
목 매고 매달리는 여자
사랑인지, 집착인지, 분간할 수 없는 그녀. 남자를 버리는 것도, 버려지는 것도 무엇하나 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목을 매고 매달린다. 마치 사랑이 없어지면 줄기를 축 늘어뜨리고 시들어버릴 식물처럼, 사랑이란 물을 주는 남자를 옭아맨다.
그녀도 처음에는 지켜주는 싶은 가녀린 여자였다. 그러나 시시각각 구속하고 매달리는 그녀가 부담스러워지는 남자. 그녀가 사랑에 목맨 바보라지만, 같이 사랑에 목맬 만큼 남자는 이성이 마비되지 않았다. 남자에게 이성을 버리고 함께하기를 요구하는 여자만큼 사랑을 모르는 존재도 없다. 그녀는 정말 사랑을 아는 걸까? 때로는 남자가 먼저 이별을 말하는 것도 그녀가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위함의 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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