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화법은 남한에서 텔레비전 코메디물이 되거나 섬찟함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것은 분단 50년이란 세월이 만들어 낸 자연스러운 과정적 결과가 아니라 주체사상에 의한 목적의식적인 작위의 결과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북한 화법의 이질감은 대체로 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선전, 선동 화법이나 유치원생이나 국민학생들과 같은 어린 아이들의 규격적인 몸짓, 이상스러운 억양 등에서 심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북한의 화법 교육에 대한 연구가 의의를 갖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화법이란 말을 통한 대인 의사소통 전반을 가리킨다. 경상도 사람과 전라도 사람이 일차적으로 느끼는 이질감은 화법의 차이다. 이것은 남북한 화법의 차이가 남북한 사람들 사이에 심각한 이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경상도 사람과 전라도 사람의 말투의 차이는 곧 경상도와 전라도 사람들의 삶의 방식의 차이로 확대 인식되듯이 역으로 북한 사람들의 말과 남한 사람들의 말의 차이는 북한과 남한의 삶의 방식의 차이로 확대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적인 바탕 위에서 이 글은 북한에서 실시되고 있는 화법 교육에 대해 살펴 보고자 한다. 이 글은 북한의 국어 교과서에 나타난 화법 교육의 실태를 파악하여 북한 화법에 대한 이질감의 원인의 일단을 구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화법 교육 실태의 직접적인 자료로는 1990년과 1991년에 교육도서출판사에서 출판한 인민학교 국어 교과서(1-1, 1-2, 2, 3, 4학년 5종)와 고등중학교 국어 교과서(1, 2, 3학년 3종)로 한다.
2.1. 주체사상은 구 소련이나 중공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린 국제적인 사회주의 정세와 북한 내의 정치 경제적 상황에서 나온 통치 이데올로기이다. 그러나 이런 통치 이데올로기는 북한의 모든 삶의 양식을 결정 짓는 강한 통제력을 가진 규범이 되어 왔다.
주체사상의 규범화 속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위상은 아주 막중하다. 주체사상이 일종의 민족주의을 바탕으로 한 점을 감안할 때 주체사상에서 언어가 막중한 위치를 차지하리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