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한항공 직원들이 공석이 늘어난 일본행 비행기 티켓을 직원가로 싸게 구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두고 회사 내부에서도 현재 시국에 맞지 않다는 의견과 개인의 사생활이라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직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익명게시판에는 일부 직원들이 항공사 복지 차원에서 운영하는 제드(ZED·Zonal Employee Discout) 티켓을 활용해 일본행 티켓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8월14일까지 인천 출발 일본행 제드 리스팅 숫자가 550명이나 된다"며 "'기회는 이때다'라고 하는 직원, 가족분들이 생각보다 많아 놀랍다"고 적었다. | 대한항공 보잉 787-9 항공기.(대한항공 제공) ©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제드 티켓이란 항공사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성 할인 항공권이다. 항공사는 비행기 출발 시점까지 아직 팔리지 않은 잔여석을 할인 가격에 제공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가족들도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신청은 선착순이다. 사전 결제 후 리스팅(Listing·대기) 하다가 당일 최종적으로 공석이 되면 탑승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대한항공 직원들간 논쟁이 있는 등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국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는 의견과 사내복지와 애국을 연계하는 건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론 등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측은 제드를 이용해 일본행 티켓을 구매한 직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논란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현재 해당글은 이미 지워진 상태로 정확한 리스팅 수 집계를 위해선 항공편을 일일이 조회해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논란이 된 550명은 임직원 2만명 및 가족을 포함해 10만명으로 추산했을 때 숫자는 많을지라도 타 항공사 대비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일본에 하루 41편 7000석 규모로 2주에 9만8000석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개인의 사생활을 두고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제드 제도를 통해 여행지를 선택하고 티켓을 구매하는 것은 직원 개개인의 판단인 부분"이라며 "회사가 직원 개인의 자율적인 판단을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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