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서울대학교 교수직 사퇴를 요구한 보수 성향의 서울대생 모임인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과거 대자보에 고(故)박종철 열사의 운동을 '공산화 운동'으로 규정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논란을 예고 하고 있다. 문제의 대자보는 2018년 1월 15일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 '1987, 난 안 봐! 토가 나올락 하네!'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인문대 83학번 YK'으로 밝힌 작성자는 "영화 1987에 대한 운동권 선배의 회고"라며 "박종철, 임종석을 비롯한 386 운동권은 스스로 민주화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글의 운을 뗐다. © 제공: CBSi Co., Ltd. 작성자는 "그들이 실제로 추구한 것은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 즉 공산주의 체제였고 그들이 한 운동은 공산화 운동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종철과 그가 속했던 CA그룹이 민중혁명으로 세상을 뒤집은 뒤에 제헌의회를 소집하자는 공산주의 운동 단체였다는 사실은 정확히 알려져야 한다"라며 "내가 보기에는 박종철은 80년대라는 독특한 시대 상황의 압박에 밀려 상식으로부터 꽤 멀리까지 벗어난 사고와 활동 속으로 빨려 들어간 수많은 386 중 재수가 가장 없는 친구 중 한 명"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트루스포럼의 또 다른 대자보를 보면 "평창올림픽을 성공시키는 유일한 길은 올림픽 전에 평양을 붕괴시키는 것 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거짓의 축제였다. 언론의 거짓 선동으로 대중은 분노했고, 헌법재판소는 선동에 휩쓸려 분노한 군중에게 판결을 바쳤다" 등의 내용이 교내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 포럼 단체는 2017년 2월 서울대 내 기독교 모임 '다니엘 기도회'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탄핵반대 서울대인들의 연대'라는 단체를 구성한 뒤, 같은해 4월 '트루스 포럼'으로 명칭을 바꾸며 활동하고 있다. © 제공: CBSi Co., Ltd.
지난 1일에는 "조국 교수님, 그냥 정치를 하시기 바랍니다"라며 조국 전 수석이 최근 서울대 교수로 복직한 것과 관련해 대자보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국 전 수석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생인 학생을 비난하지 않는다"며 "서울대 안에 태극기 부대와 같이 극우사상을 가진 학생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서울대 트루스포럼은 "탄핵에 대한 견해 차이를 극우로 매도하는 것은 정치적 선동에 지나지 않는다"며 "일반인들의 지적 오류를 바로잡아 주셔야 할 자리에 계신 분께서 고의 또는 과실로 잘못된 용어를 사용하시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서울대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안에서도 조 전 수석을 비판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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