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체포된 조국(54)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모(36)씨가 체포 1주일여 전까지도 이른바 ‘조국 가족펀드’ 관련자들과 연락을 취하며 '말맞추기'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조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전후로 한 시기에 조씨가 증거인멸 시도에 나선 정황이 새롭게 나온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검찰은 조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이르면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의혹 '몸통' 5촌 조카…강도 높은 연일 조사…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15일 조씨에 대한 2차 소환 조사를 하는 것과 동시에 이르면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날 새벽 6시쯤 인천공항에서 붙잡힌 조씨에 대한 체포영장은 16일 새벽 6시쯤 효력(48시간)이 다한다. 이후에는 조씨를 풀어줘야 하는 만큼 검찰은 시한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대한 조사 분량으로 인해 밤늦게까지 조사는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조 장관 일가가 14억여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실소유자로서, 코링크PE 이상훈(40) 대표 등과 함께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횡령)등을 받는다. 전날 소환조사를 받은 이 대표가 이날 오후에도 검찰에 재소환되면서, 조씨와의 대질 조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받은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가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후 서울 중앙지검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사모펀드 관련자들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는지도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불과 일주일여 전까지도 가로등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 최모(54) 대표를 비롯한 사모펀드 관계자들과 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대표가 언론에 공개한 지난달 24일 통화 녹취록 이후에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나온 것이다. 검찰은 해당 통화 녹취록 등이 증거인멸 교사 정황 중 하나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에 최 대표 자택까지 압수수색한 것도 조씨와 최 대표가 증거인멸을 모의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통상 증거인멸은 중요한 구속 사유로 검찰이 범죄 혐의를 수사할 때 증거인멸 혐의를 먼저 조사하거나, 증거인멸이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
또 검찰은 최 대표가 조씨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7억3000만원의 행방도 쫓고 있다. 최씨가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조씨가 이 돈의 용처를 감추기 위해 최 대표를 반복해 회유하는 내용이 나온다. "익성이 거론되면 전부 검찰수사 제발 해달라고 얘기하는 것밖에 안된다. 그렇게 되면 (조국 장관) 낙마는 당연할 것"이라고 최 대표를 다그친 것이다. 검찰은 조씨가 이 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인지 등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TV ]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조 장관 일가가 사모펀드 투자자가 알면 안 되는 투자처 운영 상황을 미리 알았는지 등도 조사 중이다. 만약 조 장관 일가가 사모펀드 운용에 관여했다면 이해충돌 방지를 의무화한 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까지 생길 수 있다. 조씨도 최 대표와의 통화에서 조 장관 일가의 투자금이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2차전지 관련 기업 IFM으로 흘러 들어간 사실이 들통날 경우,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될 것을 우려하면서 “이거는 같이 죽는 케이스다, 정말 조 후보자 같이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조 장관의 그간 해명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조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처가 펀드에 들어간다고 해서 여러 펀드 이름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고, 지금 말하는 사모펀드인지 뭔지 자체를 몰랐다”고 설명했다. 만에 하나 법적 처벌은 피한다 하더라도 윤리적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의 검찰 소환이 턱밑으로 다가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 교수는 코링크가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WFM에서 지난 6월까지 7개월간 자문료로 매달 200만원씩 1400만원을 받았다. 또 검찰은 정 교수가 수년간 자산 관리를 맡겨온 한국투자증권 PB 김모(37)씨로부터 정 교수 지시로 자택과 동양대 하드디스크 교체를 부탁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김수민·김기정 기자 kim.sumin2@joon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