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60대 남편이 부인에게 인화물질을 뿌린 뒤 불을 붙이고, 본인 몸에도 불을 지르는 엽기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부부 사이의 심각한 가정불화가 발단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상점과 주거지가 밀집한 경기도 분당에 있는 도로에 경찰 통제선이 쳐져 있습니다.
바닥에는 불에 탄 옷의 잔해와 인화물질이 담겼던 플라스틱 통이 놓여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새벽 0시쯤.
60대 남성이 함께 있던 여성의 몸에 불을 붙인 겁니다.
피의자인 남성은 자신의 차에서 인화물질이 담긴 통을 꺼내 피해자인 여성에게 뿌린 뒤 불을 붙였습니다.
남성은 자기 몸에도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남녀 모두 전신에 2도 이상의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상태가 위중합니다.
[소방 관계자 : 저희가 접촉했을 때는 전신 화상 관찰됐고요. 환자 의식장애가 있었습니다.]
불이 나자 근처에 있던 시민들도 돕기 위해 나섰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은 다치기도 했습니다.
[이웅빈 / 목격자 : 처음에는 물을 뿌려도 안 되고, 소화기를 뿌려도 안 되니까…. 불을 끄려고 도와주셨던 분도 두 손에 화상을 입어서….]
경찰은 사건 현장에 함께 있던 다른 여성으로부터 피의자인 남성과 피해자인 여성이 부부라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수년 전 혼인했는데 심각한 가정불화가 화를 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 두 사람 간에 불화가 골이 깊은 게 있는 것 같아요.]
경찰은 가족 조사를 통해 사건 경위 등을 파악하는 동시에, 피의자인 남성이 회복되면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