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지역 산업 현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 평균 임금이 국내 대졸 취업자 평균 초임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지역 제조업체 150곳을 대상으로 외국인 근로자 임금실태를 조사해 18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 1인당 월 평균임금은 246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교육부가 2017년 취업통계에서 밝힌 국내 대졸 취업자 초임 평균 232만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25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이 전체의 44.7%로 가장 많았고, 200만원 이상 250만원 미만도 39.3%를 차지했다.
300만원 이상 지급하는 기업도 10.7%에 달했고, 200만원 미만은 5.3%에 불과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임금은 숙식비를 제외한 것으로, 숙식비를 포함할 경우 평균임금 수준은 더욱 높아진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기업 중 95.3%가 외국인 근로자에게 숙식비를 제공하고 있으며 숙식비 수준은 월평균 1인당 20만원 선이다.
숙식비의 경우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대다수 기업이 울며 겨자 먹기로 숙박비를 별도 지급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초과 근무시간을 포함해 50시간 정도였으며, 주당 초과 근무시간은 평균 10시간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의 최저 임금 인상으로 부산지역 외국인 근로자 임금도 동일한 인상률을 적용받아 오름폭이 컸다.
조사대상 기업의 43.3%가 외국인 근로자 1인당 11만원∼20만원 인상했고 30.7%는 21만원∼30만원 올렸다.
31만원 이상 올린 기업도 9.3%에 달했으며 10만원 이하로 인상한 기업은 16.7%였다.
이처럼 외국인 근로자 임금 수준이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높아지고 있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산업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는 '단순 노무'가 64.7%로 가장 많았으나, 대부분 국내 근로자나 고급 숙련근로자가 기피하는 3D 업무로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심재운 부산상의 조사연구본부장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 대다수는 작업환경이 열악한 영세 중소기업"이라며 "최근 고용환경 변화에 따라 이들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상의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에 따른 지역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숙식비를 일괄공제하는 법안을 의무화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특수성을 고려해 현행 3개월로 제한한 수습 기간을 연장하는 등 조치를 건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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