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7호 태풍 '타파'는 중형급의 강한 태풍으로 세력이 강해진 채 빠르게 북상 중입니다. 태풍은 오늘 오후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밤에는 부산 해안을 스치듯 지날 전망입니다. 특히 이번 태풍은 바람도 강하지만 폭우를 동반한 '비 태풍'이어서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태풍 현황 또 전망 알아보겠습니다. 문화생활과학부 정혜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태풍이 빠르게 북상 중인데요. 예상대로라면 제주도에 근접했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현재 어디에 있는 겁니까?
[기자] 일단 태풍 타파는 제주도 서귀포 남쪽 약 20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30km 정도의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28도 이상의 고수온 해상을 지나면서 중형급의 강한 태풍으로 발달을 했고 또 강풍 영향 반경도 현재 350km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드는 셈입니다.
앞으로 태풍은 오늘 오후 3시쯤이면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날 것으로 보이고 밤사이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는데요. 오늘 밤 10시쯤 부산 해안에 바짝 붙어서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기상청은 상륙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태풍의 영향 반경이 워낙 큰 데다 해안을 인접해 지날 때까지도 중형급의 강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태풍이 상륙하나 지금처럼 스쳐가나 피해는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앵커] 지난번에는 태풍 링링이 비보다는 아무래도 바람이 강한 바람 태풍이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타파는 비가 강한 태풍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번 수도권을 강타했던 태풍 링링의 경우 전형적인 바람태풍이었습니다. 서해를 타고 올라오면서 전남 흑산도 지역에서 초속 54.4m의 역대 5위 강풍이 기록되기도 했죠. 하지만 17호 태풍 타파의 경우 링링과 달리 바람보다는 비가 더 심한 비 태풍인데요. 태풍이 몰고 온 거대한 비구름이 우리나라 상공에 지금 자리잡은 찬 공기와 부딪히기 때문에 더 강하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보통 1시간에 30mm 이상의 비가 쏟아지면 집중호우라고 부르고 있는데 태풍 타파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에 시간당 50mm 이상이 넘는 강한 비를 쏟아부을 것으로 보입니다. 집중호우를 넘어서 물폭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런 강한 비의 수준입니다. 이미 제주도 산간을 중심으로 시간당 30mm 이상의 장대비가 쏟아졌고요. 최대 순간풍속도 제주도 지귀도 지역에서 초속 40.6m가 현재 기록됐습니다.
비는 어제와 오늘 사이에 이틀 사이 제주도 어리목 지역에 570mm가 넘는 비가 내렸고 지리산 산청 지역에도 27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앞으로 태풍이 북상하면서 제주도와 영남 동해안을 중심으로 최고 400mm 이상의 폭우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정말 비태풍이다라는 게 실감이 되고 있는데 태풍이 북상하기도 전에 이미 500mm 이상의 비가 제주와 남부에 내렸고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낙동강에도 홍수주의보가 내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낙동강에는 오늘 오후 1시부터입니다.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는데요. 김천교 지점입니다. 수위가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주의보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 비가 계속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가 됩니다. 낙동강 홍수 통제소는 오늘 오후 1시 40분을 기준으로 해서 김천교 일대의 수위가 1.33m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는데요.
주의보 기준이 1.5m이기 때문에 이 주의보 기준에 가까워진 상황이고 그리고 2시 이후에는 초과를 해서 1.6~1.7m까지 수위가 상승할 것이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낙동강 지역은 전문가들도 우려하는 곳인데요. 이 지역은 강의 기울기가 굉장히 완만하기 때문에 물이 잘 빠지지 않고 또 평소에도 비가 많이 올 경우에는 범람의 위험이 큰 곳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태풍이 북상하면서 기압이 낮아지게 되면 바닷물이 더 상승하기 때문에 홍수나 범람의 위험은 지금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겠죠. 지난 2016년 차바로 피해가 났던 태화강 역시 비슷한 구조로 범람 위험이 큰 곳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기상청은 시간당 50mm 이상의 폭우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하늘에서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수준이거든요. 축대 붕괴와 산사태 위험이 커지면서 하수구가 넘치는 것은 물론 시설물 피해와 저지대 침수 그리고 하천 범람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앞서 태풍 차바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지난 2016년에 태풍 차바 제주도와 남부지역에 실제로 큰 피해를 줬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태풍이 태풍 차바와 비슷하다고요?
[기자] 진로가 무척 비슷합니다. 그래픽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이번 태풍은 강도와 일단 진로 면에서 2016년 남부를 강타했던 태풍 차바와 무척 비슷한데요. 보시면 태풍 타파 그리고 2016년 태풍 차바 모두 제주도 부근 해상을 지나서 부산 인근 영남 해안에 바짝 붙어서 이동한 것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당시 제주도 산간 지역에는 차바로 인해서 최고 659.5mm의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고요.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일대가 물에 잠겼고 또 앞서 말씀드렸지만 울산에서는 시간당 124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태화강이 범람하면서 큰 피해가 발생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강우량이 이때보다 더 많을 걸로 현재 예상이 되고 있고 또 강풍도 초속 50m 이상으로 역대 기록을 또 경신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상황이거든요. 또 해상에서는 최고 10m 정도의 파도가 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해일 피해도 우려가 됩니다. 그런데 특히 제주도는 물론이고 영남 해안 지역의 경우는 태풍의 북상과 함께 최근접시간과 만조시각이 겹칠 것으로 보여서 침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제주도와 영남지역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앵커] 정말 태풍의 피해가 없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이는데 지역별로 태풍의 고비, 언제쯤인가요? 좀 짚어주시죠.
[기자] 일단 오늘 하루가 태풍의 최대 고비가 되겠습니다. 제주도는 지금이 최대 고비인 것으로 보이고요. 영남 해안 지역은 오늘 밤 10시를 전후해서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서 가장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겠습니다. 특히 태풍이 상륙하지는 않고 부산 앞바다를 스쳐 지나갈 전망이지만 보통 태풍의 중심에서 약 50km 안팎의 지점이 강풍이 제일 강하다고 하거든요.
이렇게 본다면 태풍이 가장 근접해서 지나는 부산 등 영남 해안 지역의 경우는 오늘 밤이 폭우는 물론이고 강풍으로 인한 최대 고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후 태풍이 동해로 빠져나가지만 영동 등 동해안 지역의 경우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내일 새벽까지는 폭우를 동반한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을 늦추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앵커] 17호 태풍 타파가 비 태풍이라고 해도 태풍이다 보니까 강풍도 같이 동반되니까 아무래도 시설물 피해 유의가 필요하겠죠. 올해는 유난히 태풍이 많은 것 같은데요. 이번이 태풍으로는 벌써 여섯 번째 태풍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왜 이렇게 많이 오나 걱정들 하실 텐데 지난 7월 남부에 폭우를 쏟아부었던 5호 태풍 다나스부터 이번 17호 태풍 타파까지 모두 6개입니다. 보통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2.9개 정도의 태풍이 영향을 주는데요. 이번 17호 태풍 타파까지 모두 6개, 그러니까 예년의 2배 수준이거든요. 역대 영향 태풍 개수 기록을 봐도 1950년과 59년 7개 1위에 이어서 역대 3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만약 1개 정도가 더 북상을 한다면 역대 1위 기록도 경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태풍 피해 없게 시설물 관리 철저히 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문화생활과학부 정혜윤 기자와 함께 태풍의 현황, 전망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