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나이스신용평가는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과 대규모 투자 손실 사태가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사업 위험도를 높이고 신용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불완전 판매하거나 불법 행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대신증권[003540]과 신한금융투자는 나이스신평의 모니터링 대상에 올랐다.
나이스신평은 17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는 특히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려 노력하는 대형 증권사의 사업 위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금 규모에 따라 수익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독 당국은 증권사들이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불완전 판매가 이뤄졌는지 검사할 예정이며, 배상액과 과징금은 판매 규모, 불완전 판매 정도에 따라 다르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증권사 수익 창출력 근원이 소비자의 신뢰임을 고려하면 신뢰도가 하락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평판이 저하되면 현재 높은 수익성을 보이더라도 중기적으로 사업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스신평은 특히 대신증권에 대해 "환매 중단 펀드와 관련한 익스포져(위험 노출액)가 큰 만큼 정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해 결과를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금투에 대해서는 "평판이 저하될 가능성이 큰 만큼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신한금투가 작년 6천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손실 흡수 능력이 있어 이번 사태가 단기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대신증권은 반포 WM센터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하면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투자성향 분석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신한금투는 라임 펀드 자산의 부실을 미리 알고도 이를 은폐했다는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가 나온 상태다.
반면 나이스신평은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은행들에 대해서는 "은행이 연간 창출 가능한 이익 규모와 자본 규모를 고려하면 이번 라임자산운용 관련 우발적인 손실이 은행의 신용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의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위험 감수)이 커지는 가운데 불완전판매 이슈가 잇달아 발생해 향후 수익성 하락과 평판 위험 상승 여부 등을 추가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나이스신평은 또 지난해 발생한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이슈에 대해 "급격한 금리 변동과 자산운용사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발생한 측면이 있다"며 "DLF 사례를 보면 감독 당국의 소비자 보호 강화와 판매사 징계 강화 등의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