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내부 교인들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신천지가 존재를 부인하고 있는 교인들의 '합숙소'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신천지가 전도 과정에서 가출한 교인들을 위해 합숙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시설들이 방역당국의 감시를 받지 않고 있어 이곳을 이용하는 교인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주장이다.
5일 신천지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교인 합숙소 운영에 대해 "그런 시설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라며 "그런 시설이 없기 때문에 (방역당국에 명단을) 제출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천지 탈퇴자들과 신천지 포교로 가족의 구성원이 가출한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이들은 신천지가 집을 떠난 교인들을 위해 합숙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합숙소가 감염취약 지역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신천지 측은 "가출한 교인들을 합숙시키는 시설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천지 관계자는 "저희가 이야기하는 숙소는 교회 담임들의 사택, 교회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한 숙소"라고 말했다.
신천지의 포교활동에 가족들이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은 신천지의 이런 설명이 '거짓'이라고 확신한다. 피해자들은 가출 가족이 현재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모른다며 방역당국의 감시망이 닫지 않는 곳에서 단체활동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강식 신천지피해자가족연대 대표는 "가출한 아이들은 가족과의 관계를 끊고 자기들끼리 모여 살거나 신천지에서 제공하는 '핍박자 숙소'라는 곳에서 살고 있다"라며 "전염병이 확산되는 시점에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디서 지내고 있는지도 몰라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들이 신천지에 입교해 한달 전 집을 나갔다고 밝힌 윤모씨(54·여)도 아들이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씨는 "아들이 당뇨를 앓고 있는데 코로나19 관련해 검사는 받았는지 걱정이 된다"라며 병이 있는 아들이 집을 나가 어디에 있는 알지 못해 답답하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신천지에서 3년간 활동하다 지난해 여름 탈퇴한 장모씨(23·여)는 자신이 다니던 지역 신천지 교회 건물에 합숙소가 있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교회가 6층까지 있는데 위에 한층 더 올라가면 숙소가 있었다"라며 "이후 문제가 되자 이 공간을 없애고 아파트 한채를 얻어서 숙소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지난 2월26일 과천의 신천지 합숙시설에서 생활하던 교인 2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받은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천지는 이 시설 또한 교회에서 일을 하는 직원들을 위한 숙소라고 해명했지만 조사 결과 확진자 중 1명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더해 신천지 피해자들과 탈퇴자들은 합숙소를 나온 교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숙소를 이루고 사는 경우도 많다며 이렇게 신천지 교인들이 집단생활을 하는 곳 역시 방역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천지는 최초 교회 내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자신들의 교회와 부속기관이 소유한 1100개의 부동산 명단을 정부에 제공하고 방역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명단이 실제 부동산 위치와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재집계를 통해 1900개의 주소지 명단을 다시 제출했다.
하지만 교인들의 합숙소는 그 존재를 부정하고 있는 만큼 1900곳의 명단에는 합숙소의 주소는 포함되지 않았다.
신천지 전문가 김모씨는 신천지 총회가 지역교회에서 운영되고 있는 합숙소를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김씨는 신천지 총회에서 가출을 조장한다고 알려지면 비난받을 가능성이 있고 합숙소를 운영하면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각 교회가 자체적으로 가출자들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