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롬바르디아, 휴대전화 위치추적 통한 데이터 분석 공개(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국민들의 상황 인식이 여전히 안일하다는 질타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이동제한령에도 여전히 많은 주민이 집 밖을 돌아다니며 스스로 감염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확산 거점인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줄리오 갈레라 보건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휴대전화 데이터 분석 결과 주민의 40%는 여전히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출근 등 다른 합당한 외출 사유가 있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많은 수가 이동제한 지침을 안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갈레라 장관의 언급을 보면 이탈리아도 본격적으로 휴대전화 위치추적 시스템을 활용해 주민들의 동선을 파악하는 한국식 모델을 적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지 정계 거물로 꼽히는 마테로 렌치 전 총리는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추려면 한국처럼 휴대전화로 의심 증상자나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갈레라 장관은 다만, 개인정보 침해 논란을 의식한 듯 해당 데이터는 통신업체로부터 받은 것이며 모두 익명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동제한령 준수율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롬바르디아주 주도 밀라노에선 출·퇴근시간대 여전히 지하철이 승객으로 가득 찬다고 한다. 아틸리오 폰타나 롬바르디아 주지사는 주민들이 집에 머물지 않으면 더 강력한 조처를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이동제한령 발효 일주일간 총 4만3천여명이 규정 위반으로 적발됐는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주지를 벗어난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탈리아에선 지난 10일 이동제한령이 전역으로 확대돼 식료품이나 의약품 구매, 출근과 같은 업무상 이유 등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외출이 제한된다. 이를 어기면 최대 3개월 징역 또는 206유로(약 28만원)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날 기준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3만5천713명, 누적 사망자는 2천978명에 이른다. 누적 확진·사망자 수 모두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lu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3/19 06:00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