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해외 유입을 막기 위해 목요일부터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1대1 발열 검사 등 특별입국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의심 증상이 있는데도 공항에서 격리되지 않은 채 호텔에 머물다가 확진된 사례가 나왔습니다.
공항검역소는 증상이 매우 약한 사람까지 모두 격리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필리핀을 다녀온 70대 남성 A 씨는 지난 19일 새벽 5시쯤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택시를 타고 곧장 서울의 한 호텔로 향했습니다.
지난 7일부터 발열과 인후통 등 의심 증상이 있던 터라 바로 집으로 가지 않은 겁니다.
그 다음 날 A 씨가 확진 판정을 받자, 이 호텔은 건물을 방역하고 접촉한 직원들을 격리했습니다.
[호텔 관계자 : 저희도 억울한 상황인데. 그분이 집에 안 가고 우리 호텔에 온 거잖아요. 솔직히 저희는 피해자거든요.]
입국 당시 증상이 있었는데도 공항에서 바로 격리되지 않은 겁니다.
인천공항검역소는 당시 격리와 진단 검사를 요구했지만, A 씨가 완강히 거부해 어쩔 수 없이 귀가시키고 인근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도록 당부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같은 날, 신천지 전도사로 콜롬비아에 거주하다 입국한 30대 남성 B 씨는 증상이 없어 공항에서 걸러지지 않았는데, 집에 도착한 이후 검사에서 확진됐습니다.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1대1 발열 검사 등 특별검역을 시작한 이후 공항 밖에서 확진된 사례들입니다.
[강성애 / 서울 하계동 : 저는 조금 지나보고 받으러 가려고요. 주위에서 걱정하니까. 또 제가 혹시라도 걸리면 남들한테 피해 될 수 있으니까.]
인천공항 하루 입국자 수는 지난 20일에만 9천4백 명.
공항검역소 관계자는 격리 시설을 늘리긴 했지만, 유증상자가 한꺼번에 200명 이상 나오면 전부 격리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증상이 미약한 경우는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자가격리가 철저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역사회 전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공항 격리 시설을 더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