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A씨는 공적마스크가 종료된 13일 오전 한 약국을 찾았다가 황당함을 느꼈다. 불과 이틀 전 1,500원에 팔렸던 보건용(KF)94, KF80 마스크가 2,500원에 판매되는 것이다. 일회용 마스크의 경우 중국산도 한 장당 1,000원꼴이었다. 결국 가격에 부담을 느낀 A씨는 씁쓸한 마음에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정부가 공적 마스크 제도를 12일 공식 종료한 가운데 시장공급전환체계로 전환되자마자 마스크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경제가 세종시 약국을 돌아본 결과 보건용 마스크가 1장당 2,500원에 판매됐다. 공적 마스크 제도가 시행되던 지난주만 하더라도 공식 지정 가격인 1,500원에 판매되던 마스크다. 한 약사는 “공적마스크로 들어왔던 마스크는 모두 반품시켰다”며 “소형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아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적 마스크는 마스크 생산업체가 조달청, 식약처, 납품 업체 등을 거쳐 약국이 1,100원에 공급 받고, 이를 400원 가량 마진을 남겨 1,500원에 소비자에게 판매해 왔다. 하지만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약국이 손에 마진이 너무 작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이에 공적 마스크 제도가 끝나기가 무섭게 가격을 크게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던 초창기에 비해 물량이 충분히 풀려왔던 만큼 가격 인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상황이 끝날 때까지 마스크는 필수 방역물품”이라며 “생산, 유통, 가격 동향을 매일매일 점검하고 시장기능을 왜곡하는 매점매석 등 불공정 거래행위는 더욱 엄정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4개월간 유지됐던 공적 마스크 제도가 폐지되면서 앞으로 보건용 마스크를 누구나 원하는 곳에서 수량 제한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다고 했지만 정작 현실은 마스크 가격 인플레가 발생하면서 서민들의 경우 ‘언감생심’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