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가격을 매길 때 기초가 되는 원유(原乳) 가격이 올해는 동결로 가닥을 잡았다. 그간 원유값 인상을 두고 우유업계와 낙농가가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을 고려한 것이다. 대신 내년 8월엔 리터(ℓ)당 21원 오른다.
22일 한국유가공협회와 낙농가는, 전날 원유 가격 협상위원회를 열고 가격 동결에 합의했다.
원유의 기본 가격은 통계청에서 매년 5월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 10% 범위에서 정해진다. 우유 생산비 변동률이 ±4% 미만이면 2년마다 협상이 이뤄진다.
2018년 우유 생산비는 2017년 대비 1.1% 증가해 지난해 협상이 없었던 만큼 올해는 반드시 협상을 해야 했다.
낙농가는 리터당 21∼26원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원유 생산비가 올랐기 때문이다. 낙농가는 2017∼2019년 증가한 생산비 누적 금액인 ℓ당 23.87원에 ±10%를 적용한 21∼26원을 인상 범위로 봤다.
이에 우유업계는 강하게 반대했다.
흰 우유 생산으로 인한 적자 폭이 작지 않고,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우유 소비가 위축돼 원유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끝까지 평행선을 달리다 '동결'로 합의한 배경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업계 불황이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내년 8월부터 원유 가격을 리터당 21원 올리기로 합의했다. 내년 여름엔 우유 가격 줄인상 우려가 재연될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원유 가격 산정 방식을 손봐야 할 시점"이라며 "10년 간 이어온 낡은 방식이 현재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유업계와 낙농가는 오는 28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합의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CBS노컷뉴스 김연지 기자] anckyj@cbs.co.kr
우유값 뿐만 아니라 각종 물건 가격이 대폭 인상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