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CanyonChasers 갈무리 |
주택 차고 진입로 앞에서 어떤 아이가 매일 자전거를 타고 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칫하면 이웃 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배려를 통해 잔잔한 감동으로 승화시킨 남성의 사연이 화제다.
1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에 거주하는 데이브는 매일 같은 시간에 주택 보안카메라에서 차고 진입로에 움직임이 감지됐다는 경고를 받았다.
그가 본 보안카메라 영상 속에는 어린 아이가 차고 진입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아이는 차고 진입로의 평평한 콘크리트 위에서 이따금 한 발을 땅에 짚으며 아슬아슬하게 자전거 연습을 했다.
영상을 통해 아이를 지켜보던 데이브는 작은 선물을 준비하기로 했다. 분필을 들고 차고 진입로에 레이싱 트랙을 그린 것이다. 그가 그린 트랙은 적당히 구부러진 모양으로, 아이가 따라서 자전거를 타며 연습을 할 수 있는 너비였다.
/사진=유튜브 채널 CanyonChasers 갈무리 |
다음 날 데이브의 보안카메라에는 트랙을 따라 자전거 연습을 하는 아이의 모습이 기록됐다. 아이는 연습 끝에 트랙을 꽤 안정적으로 도는 모습이었고, 자전거를 멈추고 차고 진입로 앞에 서 있는 보호자와 함께 손을 흔들기도 했다.
분필로 그린 트랙은 빗물에 씻겨 쉽게 지워졌다. 그래서 데이브는 트랙이 지워질 때마다 새로운 길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다양한 색의 분필을 사용하고, 트랙 끝에 트로피를 그리고 '승리를 위해!'라는 문구를 적어넣기도 했다.
데이브가 그린 트랙의 횟수가 많아질 수록 아이는 그가 그린 길을 따라가며 점점 더 자전거에 익숙해지는 모습이었다.
/사진=유튜브 채널 CanyonChasers 갈무리 |
얼마 지나지 않아 데이브의 차고 진입로는 동네의 명소가 됐다. 그의 집 앞에는 원래 자전거를 타던 소년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자전거를 타러 오기 시작했다. 어른들이 유모차를 밀며 트랙을 따라 산책을 하기도 했다.
데이브는 자신의 보안카메라 영상을 편집해 지난달 17일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이 영상은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며 2일 기준으로 1078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누리꾼들은 데이브의 영상을 접하고는 "나 같으면 내 사유지에서 나가! 라고 소리쳤을텐데", "어린 아이에게 복수를 하는 건가 했는데 영상을 보고 울었다", "20년 정도 후 소년이 이 일을 계기로 자전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데이브는 "매일 보안카메라에 알람이 울리자 처음에는 조금 짜증이 났다"라며 "그러나 어느새 내가 알람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코로나19로 인해 따분했던 여름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일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 이웃들과 자신에게 소확행을 선물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