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1.10.20 15:35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대중목욕탕에 가기 어려운 요즘이다. 때를 밀며 스트레스를 풀던 사람들은 집에서 목욕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그러나 때 밀기는 오히려 피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의 저서 《늙지않는 피부 젊어지는 피부》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 인턴들은 때 밀기가 피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주 1회씩 4주간 오른쪽 팔과 다리의 때를 밀고, 왼쪽 팔·다리와 피부 상태를 비교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피부 보호 기능 손상
연구팀은 초음파 측정기로 때를 밀기 전과 민 직후의 피부 표피(피부의 가장 바깥 부분) 두께를 비교했다. 그 결과, 때를 한 번 밀면 표피 두께가 0.02~0.03mm 정도 얇아졌다. 다시 말해, 표피의 11~17% 정도가 때로 벗겨진 것이다. 표피의 제일 바깥에는 각질층이 있는데, 이는 피부를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각질층은 매우 약하게 붙어 있어, 때를 밀면 대부분 제거된다. 따라서 때를 밀면 피부의 보호 기능이 손상된다고 볼 수 있다.
◇피부 수분·탄력 감소
때를 밀면 피부를 통한 수분 손실도 크다. 실제 수분 손실 측정 기계로 이를 측정하자, 때를 민 후 피부를 통한 수분 손실량이 급격히 상승했다. 표피에 존재하는 수분량 역시 줄어든다. 측정 결과, 때를 민 피부는 밀지 않은 피부보다 피부 수분량이 10% 정도 감소했다. 때를 밀면 수분뿐만 아니라 탄력도 줄어든다. 피부 탄력 측정 기계로 이를 비교한 결과, 때를 민 피부는 그렇지 않은 피부보다 일시적으로 20% 정도 피부 탄력이 감소했다.
◇항균 능력 소실
피부는 병원균이 침입했을 때 즉시 이를 죽이도록 항생물질을 미리 만들어 놓는다. 이 항생물질의 농도는 각질층에서 가장 높고, 표피 밑으로 내려갈수록 낮아진다. 잘 알려진 항생물질로는 디펜신, 카세리시딘이 있다. 그러나 때를 심하게 자주 밀면 각질층과 함께 이 항생물질들도 소실된다. 따라서 모낭염, 종기 등 세균에 감염되는 피부병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