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고동현 기자] 최근 ‘혼자 술을 마신다’라는 의미의 ‘혼술’을 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잦은 음주는 사회 구성원 개개인에게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술은 신체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이는 건선 등의 피부 질환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강남동약한의원 의료진이 파리 국제 건선 학회에 발표한 연구 논문을 통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원장과 양지은 원장이 파리 국제 건선 학회에 발표한 ‘한국인의 건선’에 관한 포스터 논문을 살펴보면 평소 음주량이 많거나 자주 음주를 하는 환자들이 음주를 하지 않는 환자에 비해 건선 중증도가 심했다.

국내 건선 환자들의 음주 실태를 보고한 이 연구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선 환자의 40.7%가 음주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건선 중증도를 나타내는 PASI 수치가 음주를 하지 않는 건선 환자들에 비해 음주를 하는 환자들의 경우 평균 3배정도 증상이 더욱 심했으며 치료 기간도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저자인 이기훈 원장은 “건선은 증상이 피부로 드러나는 반면 원인은 몸 속에 있는 전신 질환이라 할 수 있으며, 음주는 피부 건선 증상을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치료를 위해 멀리하는 것이 권고된다”며, “이전에 어떠한 피부 질환을 앓은 적도 없었더라도 잦은 음주로 인해 어느 순간 건선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만약 음주 이후에 건선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선은 피부에 좁쌀 모양 발진과 하얀 인설이 나타나는 난치성 피부 질환이다. 얼굴이나 팔꿈치, 무릎, 몸통 등 전신의 어디에나 증상이 나타나 환자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악화와 호전을 거듭하며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으며 조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점차 심해지면서 고혈압 등 다양한 질환까지 동반할 확률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건선 증상 초기에 자신에게 알맞은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을 병행한다면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므로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논문의 공저자인 양지은 원장은 “음주는 그 자체로도 피부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수면 부족과 수면의 질 저하로 인한 피로 누적 등을 야기해 건선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며, “따라서 음주 이후 건선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충분한 숙면과 휴식이 중요하며, 술자리는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지만 피할 수 없는 술자리가 생긴다면 속 쓰림 등의 위장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빈 속에 마시는 것은 피하되, 도수가 낮은 술을 천천히 조금 마시면서 과음을 피하는 것이 좋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