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턱수염속에
살고 있는 벼룩이 있었다.
그런데 남자가 날마다 면도를 해대니
그야말로 하루하루를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았다.
너무나 불안했던 벼룩은
고민끝에 이사하기로 결정하고
보금자리를
그 남자의 머리카락 속으로 옮겼다.
하지만 웬걸?
아침만 되면 남자가 머리를 감는통에
눈이 매워 살 수가 없었다.
벼룩은 또다시 한밤중에 보따리를 싸들고
남자 옆에서 자고 있던
부인의 깊은 숲속(?)으로 이사를 했다.
온도도 알맞게 따뜻하고
숨어 살기도 적당한것 같았다.
더욱이 물기까지 촉촉한게
가끔 멱도 감을수 있어
금상첨화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침에 눈을 떠보니
자신이 머물러 있는 곳은
다시
남자의 턱수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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