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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신참이 들어왔다.
평소에는 아무런 이상한점을 느끼지 못했는데,
잘때 모두의 머리맡을 지나가면서
머리를 톡톡, 치고가는 것이다.
평소에 예민했던 고참이 잠에서 깨어났고, 화가 나서 모두를 집합시켰다.
그리고 그 신참에게 물었다.
" 야 ! 너 도대체 왜그래? "
알고보니 그 신참은 몽유병을 앓고 있었는데, 자기가 꿈속에서 수박밭에 앉아있었던 것이다.
너무 먹고 싶어서 수박을 톡톡 두드려 봤는데
하나같이 덜 익었다는것이였다.
해설:신참은 수박이 다 익었더라면 어떻게 해서든 수박을 먹으려고 했을것이다.신참의 꿈속에서 모두의 머리는 수박이였으니까…당신은 수박을 먹기전에 어떻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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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아주 좋아했던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내가 자주 가는 공원에서 처음 만난 그 여자 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 두분이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할머니와 함께 공원으로 놀러 나왔다고 했습니다. 나와 소녀는 곧 친해져서 매일같이 만나서 같이 놀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순정 만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전개라 죄송합니다만 나는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만나던 날, 그녀는 펑펑 울면서 사랑스러운 새끼손가락을 걸고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한 후,
만화에서 보았다며 같이 타임캡슐을 묻자고 말했습니다.
쓰레기 버리는 곳에서 주운 유리병을 잘 씻어서 공원의 한 귀퉁이 벚꽃나무 아래에 깊이 깊이 파 묻었습니다.
「두 사람만의 추억이야」
그녀는 오른쪽 눈을 찡긋하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누구한테도 말하면 안돼. 비밀이니까」
……그래, 확실해. 틀림없어.
이제는 꽤나 오래전 일이 되어버렸지만 확실히 이 벚꽃나무 아래에 깊이 깊이 유리병을 묻었습니다.
지금은 그녀도 어딘가 먼 곳으로 가 버린 것 같아서 감동적인 재회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만
그 날 이후 한번도 오지 못했던 이 장소에는 많은 추억들이 느껴졌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 유리병을 찾아내고 싶은 마음으로 삽을 가지고 푹푹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파자 깊은 땅속에서 간신히 얼굴을 내민 유리병.
흙으로 새까맣게 된 손으로 잡는 순간 그 유리병속에 무엇을 넣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나자신을 알아차렸습니다.
누군가 차가운 양손으로 내 심장을 잡는 기분 속에서 갑자기 미지근한 바람이 내 목덜미를 스쳐 갔습니다.
유리병에 잔뜩 묻은 흙을 손수건으로 대강 닦고 뚜껑을 열어보니 바싹 말라 미이라가 되어버린
태아의 시체가 하나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왜 내가 이사를 해야만 했는지 생각해냈습니다.
해설:태아의 시체는 그녀와 '나'의 아이, 이사를 간것은 '나'가 그녀를 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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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좀 가르쳐 주세요」
늦은 저녁 골목길에서 키가 큰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다리가 이상할 정도로 가늘고 걸음이 휘청휘청한게 어딘가 음침한 분위기가 풍긴다.
마찬가지로 손도 나뭇가지처럼 가늘고 새빨간 핸드백을 어깨에 걸치고 있다.
한숨인지 호흡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숨을 쉬고 있는데
분명히 나에게 묻고 있으면서도 시선은 완전히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아아… 그, 그럼 어디로 가시려구···?」
위험한 사람 같다.
나는 대강대강 대답해버리고 빨리 그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장미 아파트 203동 701호」
「······」
거기는 내가 사는 아파트의 주소였다.
방번호까지 딱 맞다.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나는 뭔가 기분나쁜 일에 관련될 거 같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자 여자는 허리를 구부려서 머리가 땅에 닿도록 인사를 하고
다시 흔들흔들 골목 안쪽으로 사라져 갔다.
「소름끼쳐…」
나는 일부러 길을 빙빙 둘러가서 아파트로 돌아왔다.
아파트 문이 제대로 잠겨있는 것을 확인하고 재빨리 문을 열었다.
깜깜한 방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길 좀 가르쳐 주세요」
출처-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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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의 생일이다.
생일파티를 하려고 친구들을 불렀다.
즐거운 생일파티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사진사에 가서 그사진을받았는데 뒤에 장롱에서 눈이 시뻘건 여자가 노려보고 있는거 아닌가?!!
나와 친구들은 놀라서 용하다고 소문난 영능력자를 찾아가 사진에 대해 심령사진인지
아닌지를 물었다. 영능력자는 의아해하며
"이상하군요, 심령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나는 심령사진이 아니라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이다…"
해설:심령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사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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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고속도로.
빨리 가야만 한다. 아내가 지금 들어오지 않으면 굉장히 화를 낼것이다.
3일 내내 일이 너무 많아 외박을 했더니 오늘은 꼭 들어오라고 화를 냈다.
하긴…신혼인데 너무 무리했나…
나름 빨리 들어가는 것이지만 11시. 늦은 시간이다.기다리고 있을텐데…
빨리 가서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고 둘만의 시간을 갖자는 생각에 조금 더 속도를 내는데 앞에서 조깅하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이 밤중에 왠 조깅이람…이 사람도 나처럼 집에 빨리 들어가야 하는건가…
어느새 옆에서 같이 속도를 맞추고 있다. 손을 흔든다.
태워달라는 건가?
잠시 태워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역시 빨리 들어가는 것이 좋을것같다.
조금 더 속도를 내자 더이상 따라오지 않는다.
텅빈 고속도로 위를 달리면서 생각해보았다.
뭔가 이상한것 같은데…
해설:고속도로위에 달리는 차와 어떻게 속도를 맞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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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족들이 모두 일이 있어서 나가고 나혼자 남아있다.
아아…심심하다.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보아도 전부 오늘따라 일이 있다고 한다.
컴퓨터 게임을 조금 하다가 꺼버렸다. 할것이 없다. 문득 침대맡에 있는 거울이 보인다.
장난삼아 가위바위보를 한번 해본다.
이런, 내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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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쯤에, 나는 숨바꼭질을 하고있었다.
다섯명과 우리가 자주 노는 곳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났다.
누가 술래를 할지 정하는 과정에서, 나는 스스로 자청해서 술래를 했다.
아이들은 술래가 정해지자마자 숨을 곳을 찾기 위해 달아났고, 나는 나무앞에 서서 열을 셋다.
나무위에 숨은 아이, 주변의 바위에 숨은 아이, 미처 열을 세기전에 다 숨지 못해 들킨 아이, 풀 속에 숨은 아이…
그렇게 다 찾고 나서 우리는 조금 놀다가 집으로 갔다.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누군가가 찾아왔다.
그 아이의 엄마였다.
한참 찾아다니다 못찾은 모양이였다.
그제서야 조금 죄책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엄마가 혼자 키우는 아이라 아무래도 놀림감이 되는 아이였기에 별 생각없이 한짓인데…
온 마을 사람들이 이곳 저곳 다 찾아보았지만, 아무데서도 그 아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조금 마을 분위기가 수선스러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그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기억하고 있다.
10년 만이던가…그일이 있은 후로 뜻하지 않게 이사를 가게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일을.
이상하게 오늘따라 그일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우리가 놀던 그 곳으로 가보았다. 혹시나 해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역시 없었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 온거 조금더 둘러보고 가자'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고, 주위를 거닐다 우연히 흉가 하나를 보게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때도 이흉가가 있었던것같다.이게 아직까지 있다니…
나도 모르게 흉가안으로 들어갔다.흉가안은 의외로 깨끗했다. 누군가가 자주 왔다갔는지 지저분하게 쌓인 먼지 위에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가구들도 꽤나 많이 남아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다 장롱을 열어보게 되었다.
안에 무언가 어린아이형태의 무언가가 있다.
'이제야 찾아주는구나…'
그 무언가가 조금씩 움직이는 것 같다.
해설:'나'는 장난으로 따돌림당하는 아이를 찾지 않았습니다. 위글에서도 찾은 아이는 4명뿐이구요. 아이는 장롱안에 숨어서 찾아주기만을 기다리다가 죽은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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