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바닥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날이다. 어쩌면 아직도 나는 그 바닥에서 계속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마음을 품어서인지 몸을 일으키기가 무겁다. 그 마음은 애석하게도 너일 것이다. 나는 툭하면 너에게서 길을 잃었다. 마음은 방향을 너무 잘 알아 이곳의 출구가 어딘지를 알았으나 나는 자꾸 좌회전을 하고 유턴을 하며 같은 곳을 계속 돌았다. 절대 출구로 나가고 싶지 않아 최대한 느린 걸음으로 최대한 마음을 다해 너를 붙잡았던 그 가을. 내 마음 바닥과 모서리마다 새겨진 너를 보며 하염없이 울었던 그날. 그날의 너로부터 나는 아직 안녕하지 못했나 보다. 아직도 너에게서 길을 잃고 있는 걸 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