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날 때 전화할 수 있고 짜증날 때 투정부릴 수 있는 내게 더 없이 넓은 가슴을 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이 혼자 보기엔 안타까워 같이 보고 이렇게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잔 할 수 있고 가슴 한아름 아득한 미소를 받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거울 한번 덜 봐도 머리 한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은 맹숭 맹숭한 얼굴로 만나도 전혀 부끄럽지 않고 미안하지 않고 오히려 그게 더 친숙해져서 예쁘게 함박웃음 웃을 수 있고 서로의 겉모습보다는 둥그런 마음이 매력 있다면서 언제 어디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은행 가다가 총총히 바쁜 걸음에 가볍게 어깨를 부딪쳐서 아! 하고 기분 좋게 반갑게 설레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내 열 마디의 종알거림에 묵묵히 끄덕여 주고 주제넘은 내 간섭을 시간이 흐른 후에 깨우쳐 주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