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가 말을 되찾은 이유 / 황필상 박사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니며 방랑 생활을 하던 공자가 아차하는 사이에 실수를 저질렀다.
그가 타고 다니던 말이 농부의 밭으로 들어가 농작물을 망쳐 버린 것이다. 이에 화가난 농부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말을 끌고 가 버렸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물었다.
˝누가 가서 말을 되찾아오겠느냐?˝ ˝제가 가서 찾아오겠습니다.˝ 평소에 말주변이 좋다는 제자 자공이 선뜻 나섰다.
그러자 마부도 함께 나서서 말했다. ˝아닙니다. 이 일은 제가 말을 잘 지키지 못해서 생긴 일이므로 제가 찾아오겠습니다.˝ ˝그래도 자공이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자의 이 말에 자공이 어깨를 으쓱이며 농부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자공이 아무리 입이 닳도록 빌고 설득해도 농부가 말을 되돌려 주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농부의 손에 잡혀 있는 말고삐를 강제로 빼앗아 올 수도 없는 일이어서 자공은 맥빠진 모습으로 그냥 되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