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사람과 나무와 풀들은 서로 말을 주고받았다. 나무가 사람에게 ˝안녕?˝ 하고 말하면 사람도 나무에게 ˝ 안녕?˝ 하고 말했다. 나무와 사람 사이에 무슨 말이든 서로 나눌 수 없는 말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나무는 사람과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나무는 그만 사람에게 입을 다물어 버린 것이다. 그것은 나무를 사랑하던 한 소녀에게 일어난 일 때문이다. 소녀는 매일 아침마다 나무에게 찾아가 물을 주었다.
˝ 잘 잤니? 목마르지 않아? ˝ ˝ 아니 괜찮아, 너도 잘 잤어?˝ 나무는 자기를 사랑해주는 소녀가 참으로 고마웠다. 어떻게 하면 소녀를 기쁘게 해줄까 하는 생각만으로 늘 마음이 벅찼다. 소녀는 무럭무럭 자랐다. 나무 또한 무럭무럭 자라서 소녀에게 맛있는 열매와 그늘을 제공해주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소녀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나무는 소녀가 자기에게 기댄 채 사랑하는 남자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흐뭇했다. 그럴 때마다 햇살이 어른거리는 맑은 바람과 그늘을 제공했다.
이윽고 소녀는 그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식은 울창하게 자란 나무 밑에서 열렸다. 결혼식은 울창하게 자란 나무 밑에서 열렸다. 나무는 신부가 된 소녀가 너무나 아름다워 단 한번만이라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