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식탁을 차리고 있을 때면 엄마는 종종 가장 좋은 접시들을 꺼내 놓으라고 말했다. 자주 있는 일이라서 나는 거기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난 그것이 엄마의 일시적인 기분이라고 여기고 시키는 대로 할 뿐이었다. 어느 날 저녁이었다. 내가 식탁을 차리고 있는데 예고도 없이 옆집에 사는 마가렛 아줌마가 찾아왔다. 마가렛이 문을 두드리자 음식 만드느라 정신이 없던 엄마는 아줌마에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셨다. 주방으로 들어온 마가렛 아줌마는 식탁에 놓인 아름다운 접시 세트가 눈에 띄자 이렇게 말했다. ˝아, 손님이 오실 예정인 줄 몰랐네요. 다음에 다시 올께요. 먼저 전화를 드리고 나서 왔어야 하는 건데.˝ 엄마가 말했다. ˝아녜요. 괜찮아요. 아무 손님도 오지 않아요.˝ 그러자 마가렛 아줌마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럼 왜 이렇게 귀한 그릇 세트를 꺼내 놓았죠? 난 이런 그릇은 일년에 한두 번밖에 쓰지 않는데.˝ 엄마는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난 지금까지 우리 가족을 위해 언제나 가장 좋은 식사를 준비해 왔어요. 손님이나 외부인을 위해 특별한 식탁을 차려야만 한다면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할 까닭이 없지 않겠어요? 가족은 누구보다도 특별한 사람들이니까요.˝ ˝그 말도 일리가 있긴 해요. 하지만 그러다가 아름다운 그릇들이 깨지기라도 하면 어쩔려구요? 마가렛 아줌마는 가족에 대해 엄마가 갖고 있는 특별한 가치 기준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