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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칭찬
우짤라꼬 2012-03-07     조회 : 9810


국민학교 6학년생인 큰 아들애가

 

대문을 밀치고 들어 오면서

 

돈을 좀 달라고 손을 내민다.

 

이웃에 자기반 여학생이 한명 살고 있는데

 

오늘이 그애 생일이어서

 

뭔가 선물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오늘따라 내 지갑엔

 

시장 볼 돈 천원 밖에 없었다.

 

얼마를 줘야 선물을 살 수 있을까?

 

천원을 다 줘도 모자랄 것 같은 생각을 하다가

 

엄마가 사가지고 오면 어떻겠는가 물었더니

 

선선히 좋다고 한다.

 

좋은 것 사오라는 아들의 부탁을 받으며 시장에 갔다.

 

 

완구점의 앙징스런 유리 강아지는 2천 6백원,

 

콩알만한 개구리는 7백 50원....

 

 

문방구를 기웃거리다 슈퍼마키트로 갔다.

 

빙빙 돌다가 발견한게

 

오밀조밀 색실과 바늘이 담긴 바느질 상자였다.

 

 

값 2백 50원.

 

그것을 선물로 정했지만

 

아무래도 부족한것 같아

 

일기겸용의 예쁜 공책을 1백 70원 주고 하나 더 사서

 

포장을 잘 해가지고 왔다.

 

급하게 받아서 펴 보는 아들 앞에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이렇게 헐한 것을 사 왔느냐 할까 싶어서.

 

포장지를 펴 본 녀석이

 

기쁜 함성을 지른다.

 

"와! 좋은데.

 

이건 여학생 한테 꼭 필요한 거고

 

좋아하겠군.

 

엄마는 역시 물건을 잘 고르시거든...."하는게 아닌가.

 

 

아들의 칭찬에

 

채소 일색인 가벼운 시장 바구니를 들고

 

부엌으로 들어가면서 난

 

터지는 함박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돈으로 따지지 않는 내 아들의 우정과

 

엄마의 사정을 헤아리는 깊은 생각에

 

새삼 기뻤다.   ( 81.  8.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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