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바람과 같다. 세존께서 가섭 존자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마음이란 스쳐가는 바람 같은 것이어서 잡을 수가 없다. 마음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생멸해서 머무는 곳이 없다. 마음은 불길 같아서 항상 멸(滅)한다. 마음은 그 자체는 허공 같은 것이지만 외계의 먼지가 이를 더럽힌다. 마음은 원숭이 같아 육욕에 탐착( 貪着 )한다. 마음은 원한에 싸인 집(怨家) 같아 우리들에게 온갖 고뇌를 안겨 준다. 마음은 미친 코끼리 같아 여기저기의 흙과 모래를 짓밟고 일체의 선근( 善根 )을 파괴한다. 마음은 파리 같아 부정한 물건을 깨끗하다고 느끼고 거기에 가 앉는다. 마음은 도적 같아 여러 가지 선근을 훔쳐낸다. 마음이 항상 색(色)을 탐냄은 마치 여름밤에 나방이 불에 날아드는 것과 같다. 마음이 항상 소리에 애착함은 군인이 승전고 소리를 즐기는 것과 같다. 마음이 항상 향기에 취하는 모양은 돼지가 더러운 곳에 눕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 같다. 마음이 항상 맛에 애착함은 마치 어린아이와 여자가 미식을 즐기는 것과 같다. 마음이 항상 접촉함을 욕구함은 파리가 기름에 붙는 것과 같다. 가섭이여, 사람은 이같이 걷잡을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