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데, 그사람 마음을 도무지 모르겠다고. 제기랄, 그따윈 집어치우고, 나와 사랑을 하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여느때처럼 난
˝시간을 두고서 잘 생각해 결정하세요. 형˝
하며 있는대로 점잖고 사려깊은 척, 위선의 가면을 쓰고 웃었다. 늘 그런식이었다. 그를 알아 온 지난 2년 동안 늘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난 그의 말이라면 뭐든지 사사건건 따지려 들었고, 그의 말꼬리를 잡고 배배꼬았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게될때도 난 절대 먼저 아는척 안했다. 하나도 반갑지 않은 것처럼 표정관리에 힘썼고, 그보다는 그의 주변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조금도 관심없는 그들의 얘기에 너무 재미있다는듯 깔깔 거리며 웃었다. 그가 들으라고, 더 크게 깔.깔.깔. 난 형한테 관심없어. 깔깔깔깔... 보라구... 이렇게 형외의 다른사람 얘기에 더 행복해서 웃고 있잖아! 깔.깔.깔.깔.깔.깔... 그러나 그 오만스런 웃음소리에도 제발 질투 좀하라는 그 웃음소리에도 그는 빙긋이 웃으며 말할 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