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로토루아라는 호수가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뉴질랜드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이 호수는 수백 년 전 마오리족이 여러 족속으로 나뉘어 치열한 전쟁을 했던 곳이다. 그리고 이 호수엔 아름다운 사랑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로토루아 호수 안에 있는 모라이아 섬에는 아래하 부족이 살았으며 로토루아 호숫가에는 흰스터 부족이 살고 있었다. 아래하 부족 추장의 딸인 히네모네와 흰스터 부족의 젊은이 두타니카는 처음 본 순간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
두 부족의 오랜 반목으로 두 사람은 자유롭게 만날 수는 없었지만 두타니카는 밤이 되면 호숫가에 나와 피리를 불었고, 그 피리소리를 들은 히네모네는 카누를 저어 호수를 건너왔다. 그리고 새벽이 되면 꼭 붙잡고 있던 두타니카의 손을 놓고 다시 섬으로 돌아가곤 했다.
히네모네의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고 불같이 화를 내며 섬에 있는 카누를 모두 태워 버렸다. 하지만 그날 밤 피리소리가 울려퍼지자 히네모네는 표주박 수십 개를 허리에 동여매고 호수를 헤엄쳐 연인 두타니카에게 갔다. 목숨을 건 딸의 사랑에 아버지는 굴복하고 말았고, 비로소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졌다. 그리고 두 부족도 마침내 화해했던 것이다.
이들의 사랑을 노래한 <포카레카레 아나>는 지금도 마오리족의 민요로 전해 온다. 한편 이 노래는 우리에게 <연가>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다. ˝포-카레카레 아나. 나-와이오 로토루아. 휘티아티 코에히네. 마리노 아나 에….˝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