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해변의 오랜 풍화작용으로 인해 갈라져 있는 바위 절벽의 틈에서 파란 싹이 돋아났습니다. 바위는 너무도 위험한 곳에 뿌리를 내린 싹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싹은 그 좁은 틈에서도 무럭무럭 자라나 나무가 되었습니다. 바위는 말했습니다. “다른 곳에 뿌리를 내렸으면 정말 멋있는 나무가 되었을 텐데….” “그런 말하지마…. 세상에서 난 이곳이 제일 좋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무는 고통스러웠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물이 부족했고, 나무가 뿌리를 뻗으면 뻗을수록 균열이 심해져서 바위도 고통스러웠습니다. 나무와 바위는 그렇게 수십 년을 살았는데 어느 날 밤, 폭풍우가 몰아쳤습니다. 나무와 바위는 꼭 끌어안고 운명을 같이 하며 서로에게 말했습니다. “난 이곳에서 수만 년을 살았어.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어. 난 너를 만나기 위해 수만 년을 기다렸던 거야. 네가 오고 나서 난 기쁨이 뭔지를 알았어.” “나도 그랬어. 이곳에 살면서 한 번도 슬프지 않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