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김진희
먹기 싫다
도대체 누구의 요리인지
+
일년이라는 삼백 예순 다섯 날
먹지 않아도 살아 있기에
먹었다 쳐 주는
인생이라는 계산대에서
먹지 않았으니 계산할 수 없다고
주머니에 든 게 없으니
외상한대도 통하지 않고
물이 없어 삼키지 못함도
약이 아니니 쓰다고 뱉을 수 있는 것도
값을 치르지 않아도 먹었다
쳐 버리는 억울한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