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판 사판일 경우에 정당하게 사우는 사람은 드물다. 평소에는 포근한 온정미가 넘치던 사람도 야심적인 경쟁 상대를 만나면, 갑자기 저돌적인 투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대결 의식은 예절이 덮어 둔 상처를 들추어낸다. 그러나 상대방을 밀어내려고 온갖 수단을 쓰다 보면, 결국 자신의 평판에 심각한 상처를 주게 된다. 원래 경쟁의 목표는 상대방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상대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법을 찾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서로 이성을 잃고 싸우다보면, 지나간 과거의 개인적인 약점을 들추게 되고, 끝내 먼지 같은 스캔들까지 파내려 한다. 경쟁이 심해질수록 물불을 안 가리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슨 수단이든 차용하게 된다.
칼을 빼어들기 전에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 진정 평화를 사랑한다면 싸움터에 나가기 전에 그 결과까지 예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어록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