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종종 '나쁜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녀의 화를 돋우고 애먹이는 남자, 그런데 묘하게 끌린다. 다른 사람에겐 차갑지만 나에겐 따뜻한 남자는 더욱 아니다. 냉랭한 이 남자를 매력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상하고 이해심이 많으며 너그러운 남자는 모든 여자의 이상형이다. 반면 무뚝뚝하고 쌀쌀맞으며 매정한 남자는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존재로 분류된다. 그래서 이성적으로는 거리를 두지만 본능적으로는 끌린다.
심리전문가 이안 커너 박사는 그 이유를 터부화에서 찾았다. 사람은 금기의 영역, 불가침의 영역에 침범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즉, 호감을 가져서는 안 되는 사람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오히려 호기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커너 박사는 미국 야후 헬스를 통해 "이성에 대한 매력과 끌림은 무언가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무형의 존재"라며 "잠재의식 영역에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게 될지 종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사람은 다양한 유형의 사람에게 이성적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잠재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며 "다만 의식적으로 이상적인 존재의 범위를 제한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발현되는 끌림이 의아하게 생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히 나쁜 남자이기 때문에 끌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든 끌릴 수 있는 본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ㆍ문화적으로 '올바른 사람' 혹은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되는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 범위를 넘어선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당혹스럽고 난감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새롭다는 점도 끌리는 이유다. 자신이 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 나와는 상반된 성향을 가진 사람을 참신하고 신비롭게 느낀다는 것이다. 커너 박사는 "이런 사람은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예견할 수 있는 뻔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지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점도 매력을 배가시키는 요인이다. 냉혹하고 차가운 사람의 마음을 얻기란 쉽지 않다. 이런 사람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는 도전의식이 생기는데, 이럴 때 뇌의 보상 영역이 활성화된다. 무례하고 거만한 태도에 화가 나면서도 보상심리가 발현돼 자신의 행동을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하게 된다는 것이 커너 박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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