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개인 투자자의 자금 여력이 한계치에 이르면서 코스피 6000선 사수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수가 연일 내림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물량을 흡수해 줄 주체가 사라지며 수급 기반이 급격히 약화되는 양상이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54포인트(0.44%) 하락한 6,008.81로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내내 이어진 내림세 속에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꼽히는 6000선 턱밑까지 밀려났다.
상반기만 해도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외국인이 하루 1조 원 이상의 매물을 쏟아낸 날에도 5~6월에는 지수가 하락한 날(11일)보다 상승한 날(15일)이 더 많았다. 하루 3조 원이 넘는 매도 폭탄이 터져도 지수가 견고하게 상승 마감할 정도로 시장의 하방 지지력이 탄탄했다. 당시 하루 평균 3조 5000억 원이 넘는 개인 자금과 기관 매수세가 맞물려 외국인 물량을 완벽히 흡수한 덕분이었다.
반면 9월 이후 양상은 180도 뒤집혔다. 9월부터 이달 13일까지 외국인이 1조 원 이상 순매도한 15거래일 중 단 하루를 제외한 14거래일 동안 지수가 줄줄이 미끄러졌다. 외국인의 매도세를 받아내던 개인의 일평균 순매수액은 1조 5450억 원으로 지난 5~6월 대비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안전판 역할을 해줘야 할 기관마저 하루 평균 3900억 원 규모의 순매도로 돌아서며 시장의 하방 압력을 키웠다.
증시 유동성 가뭄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5월 말 80조 원을 웃돌던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은 최근 21조 원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다. 전성기 대비 70% 이상 증발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은 개인들이 7000~8500선 구간에 갇히면서 추가 매수에 나설 ‘실탄’이 바닥난 상태라고 진단한다. LS증권 분석에 따르면 2024년 7월 이후 개인이 증시에 투입한 자금만 약 195조 원에 달하며, 이로 인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유동성 자산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추가 매수를 통한 단가 낮추기(물타기)조차 불가능해진 셈이다.
기관과 연기금 역시 비중 규제 등으로 인해 추가 수급을 투입하기 어려운 처지다. 실적 개선 흐름이 나타나더라도 이를 추세 반등으로 연결해 줄 새로운 매수 주체가 진입하지 못한다면, 외국인의 매도 압박 속에서 6000선 이탈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