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선망의 대상인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관심을 불러 모은다. 옷차림은 기본이고 자주 가는 음식점. 술집. 미용실 등 스타의 발길이 닿는 곳이면 언제나 화제가 된다.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 같은 스타의 집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최근 재테크 열풍을 타고 스타가 사는 집이 TV 프로그램이나 여성 잡지의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결혼한 심혜진은 경기도 가평의 3000평 규모 전원주택에 사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스크린. 브라운관. 무대를 누비는 스타들은 과연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최고 vs 최저

광고 한 편에 몇 억 원에서 10억 원대를 벌고. 드라마 한 회 출연료가 어지간한 봉급 생활자 1년치 연봉과 맞먹거나 웃도는 스타들 가운데 가장 비싼 집에 사는 사람은 누구일까? 한류스타 배용준 장동건 비 이병헌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스타는 ‘의외로’ 중견가수 조영남이다. 조영남은 지난 4월30일 건설교통부가 2007년 1월1일 기준 공시지가를 발표할 당시. 연예인 가운데 가장 비싼 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상지 리츠빌 카일룸 2차’ 187평형 고급빌라에 살고 있다. 실거래가가 아닌 공시지가만 무려 40억 4000만 원에 이른다. 시세로는 100억 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테크에 그다지 밝을 것 같지 않은 조영남이 국내외를 안방처럼 누비면서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한류스타를 제친 것은 터 좋은 곳에서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오랫동안 산 ‘뚝심’ 덕분이다. 16년 전 한강 전망이 마음에 들어 청담동 3층 빌라에 입주했는데. 이 빌라가 10층짜리로 재건축 된데 이어 17층짜리 고층빌라로 재건축을 거듭하며 ‘명품’으로 자리매김했으며 덩달아 가격도 폭등했다.

심혜진은 집의 규모 면에서 다른 스타의 집을 압도한다. 강을 끼고 자리 잡은 3000평의 넓은 공간 속에 3층 건물 3채와 할리우드 스타들의 대저택을 연상케 하는 넓은 정원이 보는 이들의 입을 벌어지게 한다. 선착장에서 자유자재로 해양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반면 오랜 무명시절을 거치고. 출연료가 상대적으로 적은 개그맨들은 이들과 극적인 대조를 이룬다. 고시원과 지하방. 옥탑방 등에서 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난해 인기 돌풍을 일으켰던 KBS2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골목대장 마빡이’에서 ‘대빡이’ 김대범이 방송 도중에 “여러분. 제가 드디어 지하방을 탈출해서 옥탑방으로 이사했습니다”라고 밝힌 적도 있다. 그는 1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4년가량 살았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서울나들이’팀도 고시원에서 숙식을 해결한다고 고백했으며 그 중 개그맨 박영재는 “연예인이 된 지금도 생활보장 대상자”라고 밝혔다.

◆우리는 이웃사촌

연예인 스타들은 서울에서는 강남구와 서초구. 용산구 등에 주로 살고 있다. 특히 강남구 청담동과 삼성동. 서초구 방배동의 고급 빌라와 단독주택. 동부이촌동 아파트는 ‘별들의 천지’라고 할 만하다. 최근에는 청담-삼성동 라인과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스타들의 주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영남 박상원 이미숙 강수연 김민종 장진영 고현정 차승원 전도연 황정민. 유동근-전인화. 채시라-김태욱 부부 등이 ‘청담동파’이다. 김승우-김남주를 비롯해 배용준 비 이미연 다니엘 헤니 송혜교 이승철 차인표-신애라. 유호정- 이재룡 등은 ‘삼성동파’다. 고소영은 100억 원에 이르는 청담동의 대지 135평(건평 445평) 빌딩이 소송에 휘말려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박중훈 심형래 주현미 이효리 등은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한진희는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한다.

복잡한 서울을 떠나 쾌적한 신도시에서 사는 스타들도 많다. 류진 박철 이현우 조혜련 홍서범-조갑경 등은 여의도의 방송국과 가까운 일산에 거주하는 일산파로 압도적인 수를 자랑하며 김현철. 유준상-홍은희 등 분당파도 상당수가 있다. 아예 경기도의 전원주택에 사는 심혜진(가평) 이병헌(광주) 김미화(용인) 박해미 조성모(구리) 등은 자연과 함께 하는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스타들이다.

SBS 드라마 ‘연인’에 나란히 출연하며 공식적인 연인이 된 김정은과 이서진은 동네(방배동) 주민으로 집이 가까운 덕분(?)에 마음마저 가까워지기도 했다. 그러나 가까운 동네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스타끼리 일부러 모이는 일은 별로 없다. 각자 스케줄이 다르고 평소 연예인 스포츠단 멤버라든가 친분이 각별하지 않으면 동네 주민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모임을 하지는 않는다.

◆스타의 주거지. 돈이 보인다

스타들이 선호하는 거주지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하고 있지만. 스타들이 몰려 사는 곳은 어김없이 당대의 최고 주거지로 떠오르는 곳이다. 스타들은 트렌드에 민감한데다 요즘은 전담 PB의 조언을 받는 등 재테크에 해박한 경우가 많아 신흥 부촌을 선점하거나 뜨는 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기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민국 상위 1％에 속하는 부자들은 사생활이 보호되고 소득 및 교육수준이 비슷한 이들끼리 모여 살며 ‘부자 커뮤니티’를 형성하듯 연예계 스타들도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이 때문에 스타의 주거지를 눈여겨보면 부동산의 흐름을 볼 수 있기도 하다. 톱스타들의 경연장인 아파트 광고에 스타들이 모델로 나와 고품격 생활공간을 강조하지만 스타들은 통상 아파트보다는 고급빌라나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편이다. 규격화된 공동주택보다 단독주택이나 고급빌라가 사생활이 보장되고 스타의 개성을 담아 다양한 인테리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라 하더라도 ‘부자 커뮤니티’가 발달한 중대형 이상의 고급 아파트 생활을 선호한다.

조현정기자 h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