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 제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ISOMIA·지소미아) 종료 등 한일갈등이 최고조로 달한 가운데 그룹 방탄소년단이 일본 팬미팅 개최 소식을 전했다. 국내 팬들은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갑론을박을 벌이며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지난 23일 방탄소년단의 일본 공식 팬클럽 홈페이지를 통해 팬미팅 소식을 전했다. 이번 팬미팅은 지난 6월 부산과 서울에서 열린 팬미팅 방탄소년단 다섯 번째 머스터 '매직샵'의 일환으로, 오는 11월 23일~24일 치바에서, 12월 14일~15일은 오사카에서 네 차례 열린다. | 방탄소년단이 오는 11월과 12월 네차례 일본 팬미팅을 진행한다. /더팩트DB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본 팬미팅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국내 팬들은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트위터를 통해 '#일본팬미팅_취소해'라는 태그를 게재하며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팬들은 "나라 상황 알면서 일본까지 가고 싶냐"며 "아미들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욕먹고 싶지 않으면 취소하라"는 반응이다.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과 팬들이 소통하는 전용 애플리케이션 위버스(Weverse)에서도 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부정적인 글은 지양하자는 위버스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건 이례적이다.
| 일본 공식 팬클럽 홈페이지에 게재된 방탄소년단의 다섯번째 팬미팅 소식 /일본 공식 팬클럽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4년간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 명) 활동을 한 이 모(27)씨는 "현재 국제 정세에 따른 이유도 크지만, 평소 빅히트가 일본에 유독 친화적이기 때문에 더 반발하는 것이다. 한국 팬들을 무시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아미 전 모(30)씨는 "글로벌한 위상을 떨치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시기를 고려하지 않고, 일본에서 팬미팅을 연다는 게 실망스럽다"라며 "이번 팬미팅은 방탄소년단의 위상에 먹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문화와 예술은 정치와 별개 문제"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중문화 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계에서도 일본과 다수의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 역시 이런 분위기에서도 일본 활동을 이어가기 때문에 방탄소년단만 문제를 삼는 건 과한 처사라는 의견이다.
| 팬들은 위버스에서 일본 팬미팅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위버스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5년간 아미 활동을 한 윤 모(25)씨는 "한일관계가 최악이지만,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한국에만 국한돼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해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 김 모(22)씨는 "문화와 정치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아닌 거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롯데 면세점 패밀리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지난 12일부터 공식 장기 휴가를 가지고 있다. 소속사 측은 "창작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오는 10월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연하고, 26~27일, 29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서울 공연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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