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정국’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 재가 이후 2라운드를 맞은 가운데 PK(부산·울산·경남)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8·9 개각 이후 한 달 동안의 검증 국면에서 공정성·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고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다. 부산의 한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솔직히 이번에 조 장관에게 실망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조국 역풍’이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년층이 많고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서부 경남 민심이 여권에 부정적이라고 한다. 조국 장관 지명이 발표될 때만 해도 PK 지역은 반기는 분위기가 있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부산 혜광고 출신 조 후보자가 지역 경기 악화 등으로 싸늘해져 있던 PK 민심을 되돌릴 카드라 보고 내심 기대했다. 이 지역에 지역구를 둔 한 민주당 인사는 “사실 조 장관이 잘만 되면 문재인 대통령 뒤를 이어 ‘PK 대망론’을 계승할 유력 인사가 될 거란 기대감이 있었다”며 “지금은 그런 얘기가 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PK 민심 이상 기류는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감지된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 이후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임명에 대한 부정평가는 49.6%, 긍정평가는 46.6%로 오차범위 내에 있을 만큼 팽팽했다. 그런데 PK 지역에서의 부정평가는 55.7%로, 전국 8개 권역 가운데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TK·61.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긍정평가는 39.4%에 머물러 TK(35.8%)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도 PK에서 계속 열세다. 리얼미터가 지난 2~6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국 평균 38.6%였는데, PK에서의 지지율이 33.3%로 TK(23.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PK에서 가장 지지도가 높은 정당은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자유한국당(33.8%)으로 나타났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내년 제21대 총선에서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을 꿈꾸는 민주당은 PK 동진 전략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조 장관이 애초에 내년 총선 때 부산 출마를 해야 했는데 입각을 택하면서 일이 꼬인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조 장관이 이번 고비를 극복하면 ‘전국구 인물’로 무게감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조국 장관이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6% 안팎으로 꾸준히 상위권”이라며 “시련을 이겨내면 민주당으로선 또 하나의 잠재적 대선 후보를 갖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