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조희형 기잡니다.
오늘은 학교 돈을 마음대로 갖다 쓰다 적발된 한 사립대 총장을 고발합니다.
교육부가 대학측에 총장을 해임하라고 권고했지만, 총장은 정직 1개월의 징계만 받고 지금도 출근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경기도 파주의 웅지세무대.
지난 2004년 회계학원을 운영하던 송모씨가 설립한 대학입니다.
이 대학의 총장이었던 송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계법인 직원을 교수로 등록해 월급을 줬습니다.
[2005년 11월 6일 (뉴스데스크)] "대학 교수가 강의실에는 안 나오고 회계 법인으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월급은 또 대학에서 줍니다."
그리고 횡령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지금은 송씨의 아내 박모씨가 총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 학교의 기숙사로 가봤습니다.
욕실천장엔 곰팡이가 피어 있고, 세면대는 물도 내려가지 않습니다.
관리가 엉망인 4인실 기숙사비는 한 학기에 1인당 100만원.
[재학생/웅지세무대 3학년] "냉난방 같은 시설이 안돼 있다 보니까 건의를 해도 학교 측에선 '돈이 없어서 못 고쳐준다'고 답변이 와서…"
학교측은 기숙사를 운영하는 회사를 따로 세웠는데, 이 회사는 기숙사비 등 13억 원을 설립자 송씨에게 고스란히 건넸습니다.
돈을 빌려준다는 명목이었는데, 결국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김모 교수/웅지세무대] "학생들한테 기숙사비 받아가지고 운영을 해야 하는데… 관리 회사가 설립자한테 돈을 빌려줘버린거죠… 그러니까 생활관 관리회사는 운영이 잘 안되니까…"
기숙사는 그렇다치고 수업은 제대로 하고 있을까.
수백 명의 학생들이 빽빽하게 앉아있는 전공 수업 시간.
뒷쪽에 앉아있는 학생들은 칠판이 안 보여 TV로 강의를 듣습니다.
[재학생/웅지세무대 3학년] "시험을 준비해야 되는데 개정 안된 세법으로 강의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수험생 입장에서 좀 기가 막힌 노릇이죠."
교육부가 감사에서 적발한 총장 박모씨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입니다.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주말에 41만원을 결제, 경기도 일산의 한 호텔에선 매주 수십만원어치의 식사를 했습니다.
설립자인 송씨와 총장 박씨 부부는 이런 식으로 2년 동안 6천만 원을 부당하게 사용했습니다.
이뿐 만이 아닙니다.
총장 박 모씨는 남편과 함께 16억 원의 교비를 횡령하고 교수 채용을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학생/웅지세무대 3학년] "과연 우리의 돈이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서 의구심이 들고… 그래서 총장 비리가 터졌을 때 많은 학생들이 '아 돈이 다 저기로 갔구나' (생각이 들었죠.)"
박 총장의 비리를 확인한 교육부는 학교측에 해임을 권고했습니다.
그런데, 이사회의 처분은 겨우 정직 1개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당시 이사회 회의록입니다.
징계위원회 7명 중 5명을 박 총장이 추천했고, 징계위는 정직 1개월을 결정했습니다.
정직 기간이 끝난 박 총장은 여전히 학교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박 총장/웅지세무대] (총장님 MBC 조희형 기자라고 하는데요.) "인터뷰 안할 거고요." (총장 해임하라고 이사회 권고도 했는데 직을 유지할 예정이신 거죠?) "…"
교육부는 정직 처분이 너무 가볍다며, 다시 징계를 하라고 이사회에 권고했지만, 학교측은 교육부에 맞서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설립자와 총장 부부의 전횡이 계속되면서 열악한 환경에 처한 학생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바로간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김경락 / 영상편집: 유다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