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박유천(34)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두 번째 신고자 A씨에 대해 법원이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으나 박씨는 1년 넘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A씨 측 변호사가 “채무 변제를 하지 않는다면 고소하겠다”는 일종의 ‘경고장’을 보냈다.
16일 이은의 변호사에 따르면 그는 전날 박씨를 수신자로 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문서에는 “채무를 즉각 변제할 것을 요구하며 오는 25일까지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형사 고소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서울법원조정센터는 지난해 7월 A씨가 박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박씨가 조정안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이는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따르면 박씨는 A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해야 하며 그렇지 않는다면 2019년 9월 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12%의 지연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자까지 합쳐 박씨가 갚아야 할 돈은 현재 총 5600만원이라는 게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박씨는 배상액을 지급하지 않았고, 감치 재판에 이르자 자기 재산이 타인 명의로 된 월세 보증금 3000만원과 다 합해도 100만원이 되지 않는 통장들이 전부라고 법원에 신고했다. 이 변호사는 “팬 사인회나 콘서트 수익은 누구 명의로 받는 것이냐”며 “채무를 갚지 않기 위해 일부러 수익을 숨기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해 7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고 같은 해 7월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은퇴를 언급했던 그는 올해 3월 화보집 일정과 사인회를 예고하며 연예계에 복귀했다. 화보집은 75달러(한화 약 8만6000원)에 판매됐으며 지난 7월에는 일본 홍수 이재민에게 팬미팅 수익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박씨가 정말 5000만원이 없어서 변제를 못 했다면 적어도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야 하지 않느냐”며 “대중의 사랑 속에서 공개적으로 활동하며 수익은 내고 싶으면서 누군가에게 입힌 피해 보상은 하지 않는 그의 행보를 우리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A씨는 2016년 “박씨가 2015년 서울 한 유흥주점 화장실에 감금한 후 강간했다”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박씨는 수사 결과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A씨는 허위 고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A씨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A씨가 박씨를 고소한 게 터무니없지 않다고 판단했다. 혐의를 벗은 A씨는 2018년 12월 박씨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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