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임윤지 기자]
차태현은 우리나라 주연 배우 중 가장 친근한 배우다.
친숙한 외모와 사글사글한 성격 덕에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잘생기지는 않았는데 이상하게 조연으로 나오면 비중이 적은 것 같고, 무언가 아쉬움이 든다.
이유가 무엇일까? 답은 어떤 방송을 해도, 어떤 배역을 맡아도 잘 녹아나는 그의 소화력과 어떤 상대를 붙여도 잘 어울리는 그의 친화력에 있었다.
10월 29일에 방송된 tvN 프로그램 '식스 센스'에 차태현은 게스트로 출연했지만, 원년 멤버처럼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줬다. 특히 '찐친' 유재석과의 '톰과 제리'같은 케미와 제시와의 티키타카 케미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차태현은 방송 내내 유재석을 놀렸다. "19살 때 첫 키스를 했다"는 유재석에게 오나라는 "중학교 3학년 때 고등학교 2학년 누나한테 뽀뽀를 당했을 것 같다"며 그를 놀렸다. 차태현 역시 "누나 입장에서는 쉬운 상대랑 연습하려고"라고 거들며 유재석을 자극했다. 이어 "백수 박보검, 잘 안 씻는 박서준, 20대 유재석 중 누구와 사귀겠냐"는 질문에 여성 멤버들이 고민할 때도 "유재석 20대 때는 제일 못생겼을 때다. 20대 유재석을 실제로 봤으면 박서준을 골랐을 듯"이라며 유재석을 한 번 더 약 올렸고, 유재석은 "저게 진짜"라며 차태현을 향한 분노를 드러냈다.
차태현은 제시와도 티키타카 하며 유쾌한 케미를 선보였다. 전소민이 귀엽다는 제시에 "뭐가 귀엽냐"며 의문을 표하기도 했고, "종영이 아쉽다"는 말에 "배우는 작품 끝나면 끝"이라며 팩트 폭력을 날리기도 했다. 제시는 차태현에게 "다음에 또 나오라"며 호감을 표출했고, 차태현은 "마지막 방송이다"라고 응해 티키타카의 종지부를 찍었다.
시청자들은 "한 번 더 차태현 보고 싶다" "역시 차태현" "차태현 이번에만 나오는 거 아쉽다" "역시 차태현 케미 요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배우 차태현은 어떤 배역에도 잘 녹아나는 소화력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1995년 데뷔한 그는 쭉 단역과 조연을 맡아오다 1997년 MBC 드라마 '레디 고'로 첫 주연을 맡았다. 그러나 '레디 고'는 IMF로 8회만에 조기종영했다.
고배를 마신 차태현은 1999년 MBC 드라마 '햇빛 속으로'에서 재벌 2세 강인하 역에 섭외됐다. '햇빛 속으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차태현은 '차태현=강인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인하를 찰떡같이 소화했고 그의 인기는 수직으로 상승했다. 이연희 역을 맡은 배우 김현주와의 케미도 돋보였다. 그러다 그는 2001년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견우 역을 맡아 인기의 종지부를 찍었다.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는 환경부터 성격까지 '햇빛 속으로'의 강인하와 180도 다른 인물이었다. 재벌 2세에 자상한 성격의 소유자 강인하와 달리 견우는 여자친구에게 잡혀 사는 찌질한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영화에서 견우라는 캐릭터와 혼연일체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대역을 연기한 배우 전지현과도 엄청난 케미를 선보였다. 훌륭한 연기력과 배우들의 케미 덕분에 '엽기적인 그녀'는 엄청나게 흥행하며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영화가 되었다.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가 너무 강력했던 것일까. 이후 차태현은 영화 '연애소설'에서 평범한 청년으로, '첫사랑 사수 궐기 대회'에서는 소꿉친구로 분했다. 견우처럼 주변에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찾아보면 없는 역할을 맡으며 신비로운 배우보다 친근한 배우로 자리매김하다 또 '햇빛 속으로' 강인하처럼 재벌 2세 역할을 맡는다.
차태현은 2004년 MBC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에서 또 재벌 2세 최건희를 연기했다. 2001년 '엽기적인 그녀' 이후 계속 친근한 역할만 맡아오다 또 재벌 2세로 분한 것. 그러나 시청자들은 그런 차태현을 어색해하지 않았다. 당시 역대급 인기를 누렸던 KBS 드라마 '풀하우스'가 경쟁작이었음에도 작품은 꽤 선전했다. 비록 '풀하우스'의 신드롬적인 인기에 조기 종영하는 고배를 마셨으나 누리꾼들은 '황태자의 첫사랑'이 꽤 성공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차태현은 이후 2007년 '복면달호'에서 인기가수 봉달호를 찰떡 같이 소화했다. 실제로 그가 가수 활동으로 인기를 끌었던 경험 덕분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봉달호와 혼연일체가 되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후 2008년 그는 MBC 드라마 '종합병원 2'에서 착하지만 어리숙한 의사를 연기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다 같은 해 '과속스캔들'에서 인기 연예인 남현수 역할로 큰 인기를 얻는다. 특히 딸로 나왔던 박보영과 보여준 엄청난 케미는 관객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이렇게 재벌 2세에 다정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 유쾌하고 인간적인 캐릭터로 사랑받던 그는 슬프고 진중한 역할도 찰떡같이 소화했다. 영화 '헬로우 고스트'에서 천애 고아에 의지할 사람 하나도 없어 자살 시도까지 하는 짠한 인물 '강상만'으로 분한 것. 차태현은 이 영화에서 외로움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잘 연기해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관객들은 강상만(차태현)과 귀신들의 케미가 엿보이는 작품이었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이후 2015년엔 KBS 2TV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8년 차 프로듀서 라준모를 연기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 역시 차태현과 상대배우 공효진, 김수현의 케미가 돋보였다. 시청자들은 "차태현이랑 김수현 연기 한번 해줬으면" "공효진이랑 차태현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잘 어울리네"라며 그들의 케미를 칭찬했다.
2017년 차태현이 출연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은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비중이 아쉬웠다는 반응이 있었다. 그가 연기한 김자홍이 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중요한 장면은 모두 동생으로 나온 배우 김동욱이 했다는 지적이다.
재벌 2세부터 짠 내 나는 캐릭터까지. 차태현은 다양한 배역을 연기했지만, 어느 한 배역도 어색하지 않았다. 심지어 짧은 시기에 재벌 2세에서 찌질한 대학생으로 변신했는데도 두 배역 다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상반된 성격을 가진 배역을 맡았음에도 모두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법은 차태현의 소화력에 있었다.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마다 빠르게 적응해 맹활약을 보여주는 것처럼, 출연하는 작품마다 맡은 배역을 금세 소화하며 배역과 동일시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대 배우들과의 케미 역시 그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다. 출연한 예능프로그램마다 출연진들과의 케미를 보여주는 것처럼, 상대 배우들과 엄청난 케미를 보여줘 시청자들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심지어 차태현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상대와도 케미를 보여줬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 않아도, 이슈 인물이 아니어도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섭외된다. 그런데도 시청자들은 전혀 어색해하지 않는다. "왜 나왔냐" "요즘 뭐 있냐"라는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차태현 없으면 안 되지" "차태현 고정 출연했으면" "출연진들과 케미가 돋보인다"며 더 나와주길 바랐다.
어떤 작품에도 금방 녹아나는 소화력, 누구와도 어울리는 친화력을 가진 배우 차태현이 또 어떤 작품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tvN '식스 센스', MBC '햇빛 속으로', '황태자의 첫사랑', 'Music Camp', KBS 2TV '프로듀사', '1박 2일' 캡처)
뉴스엔 임윤지 thenext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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