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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탯말 독해를 쓰면서
웁~스 | 2011.08.30 | 조회 11,910 | 추천 2 댓글 3

탯말 독해를 쓰면서




한글이 세계 언어학자들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사실 세종대왕님을 비롯한 집현전에 계셨던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표하면서 읊조려야할 부분이다. 여담이지만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에 하필이면 오직 백성을 위해서 라고 밝혀서인지 창제 때부터 언문이란 수모를 당하면서도  유독 백성들의 가슴으로 면면히 녹아 내렸던 것은 사실이다. 반세기  전의 일이지만 일제강점기에도  한글 말살 정책에 맞섰던 건 관료들이 아닌 서민들의 손에 의해 보존되었다. 나는 가끔 시나브로 우리 곁에 다가온 이러한 정신들이 탯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일제강점기의 찌꺼기들을 붙들고 자기들끼리만 알아듣고 볼 수 있는 용어들을 사용하는 집단이 있다는 것이 이상하다. 다행히도 정부가 쉬운 말로 바꾸는 작업을 한다니 지켜 볼 일이다. 욕심이 있다면 지방자치화 시대가 정착되어가는 지금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배워온 탯말에 대해서 재조명했으면 한다. 탯말은(사투리) 구어체라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가능하면 문어체로 고집하여 썼다. 탯말은 지방마다 산 넘고 강 건너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한마디로 탯말은 자기의 고장 말과 다를 수가 있다는 말이다. 고향분과 객지에 살면서 고향의 탯말로 향수를 떠올릴 분들을 위하여 이 글을 쓴다.


 


강턱이나 둔치라는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는데도 한사코 고집하여 일본식 표기인 고수부지를 고집하는 세력들과 단도리 잘하고 데모도와 온나이(준비 잘하고 도움이와 오너라)와 오메, 곤색 땡땡이가라에 기스가 나브렸어랑(감청색 물방울무늬에 흠이 났어요)라고 해도 하나도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 세상, 아직도 곳곳에 일제의 잔재가 도사리고 있음에 놀라울 뿐이다. 채만식은 우리 모두가 존경하는 옥구에서 태어난 이 지방 대표적인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구루마를 끌고 나오다가 다시 돌쳐가서 사정 이야기를 다 하고 물어 보았으나 그 사람의 대답은 여전하다.'<채만식, 팔려간 몸 중에서>을 읽으면서 돌아가다의 옥구 탯말이 돌쳐가다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선생님의 작품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구루마를 말하기 위함이다.


 


우리말 사전에는 구루마에 대한 설명은 없다. 다만 친절(?)하게도 달구지. 손수레의 일본식 표기라고 쓰여져 있다.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전라도 지방에서 널리 사용한 '구루'에서 파생된 구룬다의 순우리말인 구루마가 일본말이라고 하니 선조들에게 죄스러울 뿐이다. 하기야 우리말 사전 만든 국어 학자들의 전부가 일제 식민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었으니 매도 당할만도 하다. 탯말 독해를 쓴지도 수년이 된다. 직접 찾아가서 채록해야 하는 부담도 인터넷으로 친해진 정다운 이웃들이 자기 지방의 풍물과 관습은 물론 탯말까지 자세히 알려 주셔 고마울 뿐이다. 지금은 수필가이신 사이버 이웃인 어느 은퇴 교사의 질문과 나의 답을 소개하며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오랜만에 그 동안 못 읽은 산향님의 작품들도 감상해야겠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떠오른 단어가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전라도 탯말 정리하시니까요. 혹시 '물짜다'라는 말 아시나요?  선생님 모으신 중에 있는지 확인은 못해보았는데 아주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아직 안 쓰셨거든 하나 추가하시라고 들고 왔습니다. 얼마 전에 들었거든요. 아시면 뜻도 알려주세요. 


                            (김종숙님 질문)http://blog.naver.com/kjs1707


 


                                                        물짜다


제가하는 일에 의미를 붙여 주어 감격케 하시는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이 질문하신 "물짜다"란 말은 전라도 지역에서 널리 쓰이는 탯말(사투리)입니다. 그 외 지방에서 사용하는지는 무지랭이 저로서는 알지 못하고 있음이 안탑깝습니다. 우리말을 살펴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짜다라는 말이 싱겁다의 반대되는 뜻과 "눈물을 짜다" 우리 고향 탯말로 "성님, 어디 갔다오요" 했을 때 " 오메 지빈가, 시방 찬 지름을 짜고오네"와 베를 짜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어찌 이 뿐이겠습니까. 계획을 짜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말은 그 속 뜻을 밝혀보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곁길로 갔습니다.


 


물짜다

물 + 짜다   물 : 물건

짜다는 점수가 짜다. 선생님은 좀 짜다할 때처럼 후하지 않고 인색하다라는 뜻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짠순이, 짠돌이와 같은 뜻입니다. 즉 짜다에는 쩨쩨하다와 쪼잔하다, 쫀쫀하다의 뜻이 숨어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는 전라도 탯말 중에는 "짜잔허다"란 말이 있습니다. " 짜잔허다"는 야물지 못하고 좀 부족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물짜다라는 뜻은 "물건이 짜잔허다"처럼 "물건이 야물지 못하고 좀 부족한 듯하다"가 아닐런지요. 순전히 저의 짧은 소견임을 밝혀둡니다. 다른 의견도 주세요. 요즘은 제법 선선합니다. 새색시를 기다리는 그런 설렘으로 가을을 맞이합시다. (조희범 올림)




누군가는 고향 어느 곳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이와 같은 작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 반드시 해야 할 작업이라 생각한다. 운좋게도 나에겐 수많은 정다운 이웃들이 있다. 나의 작업에 관심을 보여 주며 댓글과 어떠한 방법이라도 고향을 알린다. 이런 좋은 이웃들이 계시는 한 기필코 해야 하는 작업이다. 어쩜 어떤 사명감에 불타있는지 모른다. 나에게 탯말을 들려 주셨던 어머니, 늘 야찹게 살라 하시던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불효 자식이 이 책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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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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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짱 | 추천 0 | 09.04  
대학 강의 듣는거 같당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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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이 | 추천 0 | 09.03  
머리 아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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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딩 | 추천 0 | 09.01  
논문일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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