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누리(14)양이 실종된 지 열흘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수색에 1,5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하고 수색 범위도 최대한 확대키로 했다. 광범위한 수색에도 불구하고 조양이 실종 장소를 빠져나간 정황은 물론 소지품도 발견되지 않아 가족들은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수사당국은 31일 조양이 실종된 충북 청주 가덕면 내암리 계곡 일대에 군경과 소방 인력 등 700여명을 투입,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군경이 보유한 드론수색팀도 투입됐으며 수색견도 14마리로 늘렸다. 경찰은 실종 열흘째인 1일부터는 인근 지방경찰청에서 경찰기동대를 지원받아 모두 1,500여명의 인력으로 보은군까지 수색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19-07-30T16_3757046] 37사단 군장병들이 3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야산에서 실종된 조은누리양 수색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초 경찰은 조양의 당일 행적에 따라 등산로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을 진행했다. 하지만 반복적 수색 작업에도 조양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자 인근 하이트진로 석수공장 뒷산과 벌목지 일대 등 접근이 어려운 산악지대까지 수색을 확대하고 있다. 

경찰이 수색 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그 동안 병행한 수사에서 이렇다 할 범죄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23일 조양 실종 신고를 접수 받은 뒤 납치, 감금 등 강력사건과 연계 가능성 열어두고 내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날까지 조양이나 거동수상자가 계곡 일대를 빠져나간 흔적 자체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범죄 가능성보다는 사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양이 실종된 계곡에서 시내로 향하는 모든 길목의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추적하고 인근 공장에 오가는 대형트럭의 블랙박스를 조사했으나 아직 범죄의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내암리 계곡 등산로의 경우 갈랫길이 많지 않아 일반인들이 길을 잃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지적장애(2급)가 있는 조양의 경우 길을 잘못 들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벌레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어머니 등 일행과 헤어져 산을 내려온 조양이 뒤늦게 겁을 먹고 다시 길을 오르려 했다면 길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조양 등 일행이 물놀이를 했던 자리에서 무심천 발원지까지 이르는 1.2㎞ 구간은 조양이 가본 적 없었던 초행길이었다고 한다. 경찰 수색팀 관계자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조양과 같은 지적장애인은 길을 잃거나 당황했을 경우 (길이 아니더라도) 앞으로만 걸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오르기 어려운 산길로 올랐을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수색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