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째 이어지고 있는 열대우림 아마존 화재에 브라질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다. 유럽을 중심으로 브라질산 농축산물 수입과 무역협정 거부 움직임도 나타날 조짐이 감지된다. 브라질 주요기업과 단체들은 사업 타격을 우려하며 정부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에서 환경 위기가 사업을 강타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에서는 아마존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자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당선 이후 환경규제가 완화되고 개간과 벌목이 활성화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반박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일부러 불을 질러 초목을 없애고 농지를 확보하는 관행이 이번 화재를 초래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 【포르투벨류=AP/뉴시스】브라질 아마존의 일부인 자쿤다 국립 삼림으로 가는 길에 나무들이 26일(현지시간) 불타고 있는 모습. 2019.08.27.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올해 7월 아마존의 파괴 면적이 1년 사이 278% 급증했다. 아마존 보호를 위해 '아마존 기금'까지 조성한 유럽의 시선이 달가울 리 없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화재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주요 의제로 다루겠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구상을 식민지 시대의 사고방식이라고 비난했다. 비정부기구(NGO)가 브라질 정부에 대한 비판을 키우기 위해 일부러 화재를 냈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25일에야 화재 현장에 군 병력 4만4000명을 투입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 【포르투벨류=AP/뉴시스】열대우림 아마존 화재가 번지고 있는 가운데 26일(현지시간) 브라질 포르투벨류 근처 자쿤다 국립 삼림으로 가는 길에 소들이 화재로 인한 자욱한 연기 속에서 풀을 뜯고 있다. 2019.08.27.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브리엘라 도를히악 브라질 국제상공회의소 정책실장은 "의심할 여지 없이 민간에서 우려할 상항"이라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데 대해 면죄부가 생기는 건 아니다. 민간 부문은 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관행에 따라 일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농업 회사를 포함한 많은 브라질 기업이 환경 문제에 예민한 구매자들이 브라질산 농산물을 외면하거나 보이콧(불매) 운동에 나설까 봐 근심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한 다른 유럽 지도자들은 브라질 정부가 화재 진압에 적극적이지 않다면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을 비준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인 핀란드는 브라질산 소고기 수입 금지 가능성을 검토하자고 나섰다.
마르첼로 브리토 브라질 농업사업협회 회장은 브라질산 제품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만이 세계의 유일한 생산자이며 우리가 공급하지 않으면 아무도 해주지 않으리라는 이 미친 생각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블라이로 마기 전 브라질 농림부 장관은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에 그것이 중요하다. 브라질산에 대한 보이콧이 우려된다"며 "우리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 관계를 맺고 있다.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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