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은행은 해마다 3월과 9월, 금융 상황 점검 결과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하고 공개합니다.
이번 내용을 보면 금융시스템의 안정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안정지수가 3년 반 만에 '주의 단계'로 나타났습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국내 경기까지 둔화하면서 금융안정에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최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풀릴 듯 말 듯 미·중 무역분쟁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까지!
우리 경제의 대외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가시밭길을 걷고 있습니다.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고 자산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 안정에도 위험 신호가 들어왔습니다.
금융안정 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가 지난달 들어 '주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한국은행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중국 증시와 국제유가가 폭락했던 지난 2016년 2월 이후 3년 반 만입니다.
[민좌홍 /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 :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기업 실적이 악화하고 가계 대출 연체율도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상승 전환하는 등….]
이처럼 국내 경기 둔화까지 더해져 지난해 기업 100곳 가운데 14곳은 쓰러지기 직전인 '한계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돈을 벌어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태가 3년째 계속된 기업이 3천2백여 곳이나 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 빚은 아직 건전성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지방 가계부채가 걱정입니다.
경기 부진과 집값 하락이 동반되면서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수도권보다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지만, 한국은행은 금융시스템이 충격을 감내하는 능력은 양호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비해 조기경보 활동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