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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딴세상 얘기'…출근 불가피한 직장인들 근심 크리슈나 | 2020.03.09 | 조회 569 | 추천 0 댓글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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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영업·건설업종 등…업무상 대인접촉 잦고 현장 나와야(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김정진 김유아 기자 = 서울에서 음료 배송 일을 하는 박지훈(가명)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하루에 거래처 10곳 이상을 들러야 하고, 음료를 진열한 뒤엔 업주들을 상대로 영업도 해야 하는 등 사람과 접촉이 많은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는 배송 물량을 줄이고 영업도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매출 감소가 걱정인 회사는 꿈쩍하지 않는다. 마스크라도 충분히 있으면 좋겠지만, 늘 부족한 형편이다. 박씨는 "마스크를 구하기가 힘들어 몇 번씩 재사용한다"며 "시내버스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받아 지하철로 갈아탄 적도 있다"고 말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정보기술(IT) 등 일부 업종에서 재택근무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근무가 애초에 불가능한 생산직이나 서비스업 노동자 등은 여전히 전철이나 버스로 출퇴근하고, 다른 사람과 계속 마주쳐야 한다. 서울시가 6∼7일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4.8%는 행사·모임 취소, 외출 자제, 출퇴근 시간 조정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직장인·자영업자 응답자 578명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를 했거나 하는 중이라고 답한 경우는 35.8%에 그쳤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에 대해서는 '생계유지를 위해 일을 지속해야 한다'(33.2%), '업무 특성상 현장 근로 필요'(18.5%), '직장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조치가 충분치 않음'(10.5%)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한 제조업체 연구개발 부서에서 근무하는 이모(30)씨는 회사 장비로 실험하는 일이 주 업무다. 이씨는 8일 "당연히 재택근무는 불가능하다"며 "연구개발은 현장직·생산직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씨가 다니는 회사도 실외 체온측정기 설치나 '식당에서 서로 마주보고 앉지 않기' 등을 실천한다. 그러나 이씨는 "효과 없는 보여주기식 대응"이라고 잘라 말했다. 확실히 거리를 두지 않는 바에야 예방이 되겠냐는 뜻이다. 이씨는 "지금 집에서 일하려면 연차를 쓰는 수밖에 없는데, 아마 연차를 쓸 바에는 열이 나더라도 냉찜질을 해가며 회사에 있으려고들 할 것"이라고 했다. 건설현장도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대표적 사업장이다. 많은 인원이 가까운 거리에서 근무하는 업종 특성상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요즘 같은 시기에는 종사자들의 걱정이 크다.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김모(56)씨는 "일을 하면 마스크가 금방 망가지고 더러워지니 적어도 하루에 하나는 필요하다"면서 "회사에서는 마스크를 사주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기에는 비싼 데다 사려고 해도 살 수가 없어 다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일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여기서 1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다른 사람들도 다 확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걱정되기는 하지만 돈을 벌어야 하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IT 업종은 상대적으로 재택근무에 유리하다고 알려졌으나 시행 여부는 전적으로 경영진 판단에 달린 만큼 사업장마다 사정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한 소셜커머스 업체는 코로나19 확산이 급격히 빨라진 때 재택근무를 시작했다가 사흘 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출근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별문제가 없었던 재택근무가 갑자기 중단되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재택근무를 언론플레이에 이용했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업체의 어느 직원은 "직원이 1천명이 넘는데 칸막이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밀폐된 상태로 일한다"며 "1명이 걸리면 다 걸리는 건 순식간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회사에서 지난 2주간 1주일에 마스크가 3개씩 지급됐다"며 "부족한 마스크를 구하려면 약국에서 줄을 서야 하는데 일하면서 그러기 쉽지 않아 일단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xing@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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