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버려야 나를 볼 수 있다 생각은 생각을 낳고, 망상을 낳으며 환상을 낳고, 집착을 낳고 욕망을 낳는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수 억 만개의 생각이 들어 있다. 이 생각은 그 사람이 살아온 전생의 인연에서 비롯된 파편들이다 한마음의 증오도 그대로 사라지지 않고 수 천개의 파편들로 폭발하여 그 사람의 마음속에 생각을 이룬다 그리하여 그사람의 성격을 좌우한다. 어떠한 생각에 집착해 있는가가 어떠한 성품을 가지는가를 결정한다. 성격이 곧 그사람의 나가 된다. 악한 생각은 악한 나를 만들고 선한 생각은 선한 나를 만든다 그러므로 그사람의 나는 그사람의 자기는 아니다. 그것은 그사람의 생각으로 뭉쳐놓은 눈사람과 같은 거짓 인간이다 이 나는 우리들을 지배한다. 나에게 끊임없는 고정 관념과 이기주의자,독선과 허영과 쾌락을 요구한다. 나를 버릴 때 비로소 우리의 참마음이 들어난다. 나를 버린다는 것은 억겁으로 형성된 나를 이루고 있는 생각을 소멸시키는 것이다. 이생각들을 소멸시키지 않으면 결코 나를 버릴 수 없게 된다 이 생각을 버려야만 무념(無念)이 되고 이 생각을 버려 무상(無相)이 되는 일을 무위(無爲)라고 한다. 나를 버려야만 비로소 참마음인 자기가 드러난다. 나를 버려야만 나를 볼 수 있다. 많이 버리면 버릴수록 많이 얻는다.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버릴 때 비로소 소중한 것을 얻는다. 완전히 나를 포기하면 완전히 자성(自性)이 드러난다. - 길없는 길 .최인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