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이는 동생이 생긴 이후로 밤에 소변을 못 가립니다. 쉬도 두 돌 되기 전에 가렸고, 그 후에는 밤에 이불 한번 적신 적이 없는 아이거든요. 동생을 본 것이 윤정이에게 그렇게 스트레스일까요?” 윤정이의 경우처럼, 소변을 잘 가리다 못 가리는 경우는 대체로 스트레스나 정신적 문제가 원인이다. 이렇듯 정서적인 이유로 밤에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는 아이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다.

흔히 소아 야뇨증은 나이가 들면 저절로 좋아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면, ‘나는 오줌싸개다’라는 생각으로 아이 자신의 자아상이 나빠진다. 심한 경우 자신감이 상실돼 다른 놀이나 활동에 흥미를 잃기도 한다. 특히 캠핑이나 단체 활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해주는 것이 좋다.

서초함소아한의원 신동길 원장은 “만 5세를 기준으로 소변을 가리지 못하면 야뇨증이라는 진단을 내립니다. 만 5세가 되지 않았다면 절대로 다그쳐서는 안 되지요. 아이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스스로 소변을 가릴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아이를 다그치지 마세요”
이윤진 씨는 경식이가 밤에 소변을 못 가리는 것이 요즘 가장 큰 걱정거리다. 소아과를 찾아보았지만 신체적으로는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답답한 마음에 소아상담소를 찾았는데 경식이가 밤에 소변을 못가리는 이유가 어릴 때 엄마와의 애착 형성에 문제가 있어서라는 진단을 받았다. 경식이가 두 돌 즈음에 윤진 씨가 회사 스트레스와 육아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을 앓았고, 그때 경식이에게 소홀했던 것이 그 이유라는 것. 원인을 정확히 알고 난 이후부터 윤진 씨는 경식이를 몰아붙이지 않는다. 요즘에는 밤에 이불에 오줌을 싸는 빈도가 줄었다.(경식 엄마 이윤진 씨)

“스트레스의 원인을 먼저 알아보세요”
또래 아이보다 일찍 소변을 가렸던 윤성이. 하지만 얼마 전부터 윤성이는 밤에 오줌을 싼다. 윤성이 아빠 이성진 씨는 화가 나서 아이에게 윽박지르기도 하고, 벌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면 증상은 더 심해질 뿐. 그러다가 주변의 조언을 듣고 윤성이가 좋아하는 놀이동산에서 가 마음을 다해 놀아주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요즘 윤성이가 힘들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뜻밖에도 얼마 전 다니기 시작한 유치원에서 여섯 살 형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윤성이에게 소변도 못 가린다고 화를 냈던 것이 너무 미안했다. 일단 유치원을 그만두게 하고 집에 데리고 있었더니 자연스럽게 밤에 소변을 가리게 되었다. 아이가 정서적인 이유로 밤에 소변을 못 가린다면 대화를 통해 원인부터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윤성 아빠 이성진 씨)

“형제와 비교하며 수치심을 느끼게 하지 마세요”
김은지 씨는 연년생을 키우면서 형 석진이를 동생 석중이와 자주 비교하곤 했다. 외모면 외모, 성격이면 성격, 학습이면 학습, 모든 면에서 동생이 석진이보다 월등히 뛰어난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이웃이나 친척들도 형보다는 동생을 칭찬하는 일이 많다. 그러던 중 석진이가 밤에 소변을 못 가리는 일이 생기자 은지씨는 그만 대놓고 동생과 비교를 하고 말았다. 안 그래도 예민한 석진이가 수치심을 느낀 것은 당연지사. 그 일이 있은 후 석진이는 더욱 자신감이 없어지고 오줌을 싸는 일이 잦아졌다. 요즘에 은지 씨는 동생과 비교하는 일을 삼가고 있다. 자기 전에 야뇨를 촉진하는 음식은 절대 주지 않고 석진이의 증상이 호전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석진 엄마 김은지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