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마지막 잎새가 설한에 흔들린다 윤슬되어 빛나는 하얀 서리가 삭풍에 꽃필 때면 여명의 안개 속에 숨죽인 뜨락이 고요하기만 하다. 가슴에 희로애락 안고 하얀 궁전 지으며 설원의 정원에서 막다른 길 부여잡은 12월! 우둠지 기상에 가슴 쓸어내리며 끝 길 언저리에선 발걸음이 물 찾아 노니는 원앙의 깃털처럼 곱기만한데.... 열두 개의 마음속에 꽁꽁 매어 있는 단상들 걸어온 시간들이 애환 속에 흔들리면 하얗게 하얗게 마음 비우며 저 길 끝에서 미련 없이 사라지리라. - 김주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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