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모든 것을 바쳐야 하고 기다림에 순종해야 한다 - 김정한
성경 마태복음에 보면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고 했듯이 한꺼번에 두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을 사랑하면서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보다 계산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성경에 나오는 구절처럼 돈이나 권력에 지배되지 않고 그저 사랑한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오래 참고 모든 것을 믿으며 견디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다시 말해서 남 여 간의 사랑이라 해서 에로스적인 사랑 만이 존재한다면 그 사랑은 오래 갈 수가 없다.
김치가 숙성이 잘 되어야 깊은 맛이 나는 것처럼 사랑도 숙성에 필요한 시간이 있다.
육체와 정신이 하나가 되는 진정한 사랑은 에로스적인 사랑, 아가페적인 사랑, 그리고 필리아적인 사랑이 잘 조화되어야 한다.
열렬히 사랑하면서도 때로는 존경하며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죽음도 함께하는 사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에도 이별은 찾아온다. 사랑한다고 해서 이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진리는 없다. 죽도록 사랑을 하여도 이별이라는 손님이 잠시 둘을 갈라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잠시만의 헤어짐이 있더라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기다려야 하고 간절히 원한다면 그 어떤 형태로든, 그 어떤 방법으로든 다시 만나게 되어 있다. 간절히 원하면 꿈이 이루어진다는 말과 같은 의미이다. 애절한 사랑을 그린 영화 <첨밀밀>에 나오는 두 주인공 소군과 이요의 극적인 만남처럼 말이다. 둘만의 피안의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랑에 모든 것을 바쳐야 하고 기다림에 순종해야 한다.
김정한에세이 - 흔들리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