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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350점이하만 읽을 것
싼타오 | 2020.03.27 | 조회 307 | 추천 1 댓글 3

출근 길 라디오에서 어떤 학생이 자신은 3백50점만 받으면 될 줄 알았는데 개나 소도 3백 50점을 넘어 수능시험이 변별력이 없다고 한탄을 하고 진행자도 개탄을 했다. 재수를 한 내 둘째 아들은 개나 소도 받는다는 3백 50점도 못 됐지만 특차에 합격했다. 아들은 자기 점수면 어디 어디도 응시할 수 있었는데라는 서운함이 있었는지 불만이다. 몇점이면 어느 대학 어느 학과라는 딱지가 붙어있는데 부모가 이 대학 너무 좋다며 유도하여 자신의 점수보다 남들이 낮게 볼가 쪽이 팔린다는 것일 게다.
전화번호부처럼 두꺼운 대입지원자료집을 샅샅이 살펴보니 내가 입시생이라면 가고 싶은 학과가 많았다. 원예학과 고고미술학과 도시환경학과 그리고 지역별 전문가 양성학과도 장래성이 있어 보였고 그밖에 흥미롭고다양한 학과들이 있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을 것 같았다. 그러나 아들은 의외로 학과보다는 학교의 간판을 더욱 중요시 했다. 아무대 경주캠퍼스에 고고미술학과라는 곳이 장래성이 있어 보인다,경주에서 공부할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라며 아들덕에 주말마다 경주에 내려갈 꿈을 꾸며 구슬렀으나 점수표와 맞추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강원도 무슨대학 원예학과는 어떠냐, 인터넷 세상에서 살아남는 직업은 원예사와 요리사란다, 장학금받고 공부하다가 원예학이 성에 안차면 조경학 농촌환경 도시환경도 공부하고 너 하기에 따라 건축가도 될수 있다 해도 고개를 흔들었다. 성남에 있는 이 전문대는 교수진도 시설도 국내 최고다, 거기가자 해도 아니란다. 내 취향과 사고방식을 아이에게 강요할 수 없어 더이상 우길수는 없었다.

그러나 내 아이나 남의 아이나 우리 사회의 왜곡된 고정관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은 고통스런 일이었다. 12년동안 대학 못가면 인생끝장이고 학벌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생각을 강요받고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은 죄인처럼 닥달을 하고 기가 꺾여 거기에 아주 푹 젖어 있었다. 언론은 또 어떤가. 수능성적이 3백 7,80점이 안되면 열외로 치면서 수능이 변별력이 없어져서 온 국민이 불안해 한다고까지 한다. 무책임하고 자기중심적에다 계급주의적인 발상이다. 3백 90점 짜리가 갈 대학이 없겠는가.웬 걱정인가. 그들은 노른자리만 골라가야 할 특혜받은 국민인가. 변별력이 없어서 가고 싶은 대학을 못찾는 사람들은 그들끼리 박터지게 싸우고 박터지게 출세하라 하자.

수능시험 3백점이면 갈만한 대학이 전국에 널려있다. 3백점이 안되도 갈 대학은 많고 전문대학의 실용적인 공부를 가르치고 취업도 잘되는 학과들도 숱하다. 명문대엔 실은 늙고 새것을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권위주의적인 교수들이 버티고 앉아 새로운 학문의 피가 수혈되지 않는다. 예능계의 경우 1년내내 얼굴 한번 내밀지 않는교수들 투성이다. 전문대나 지방대, 신생대를 살펴보면 젊고 짱짱한 교수들이 정열과 패기로 가르치고 있는 곳이 꽤 있다.

대학에 떨어지면 또 어떤가. 1년의 등록금을 미리 가불해 1년동안 세계를 배낭여행하는 것이다. 찌들렸던 청소년기를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고 돌아와 그때 천천히 장래를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남학생들의 병역문제는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대학생이나 유학생에게만 병역연기를 해주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고졸 남학생도 몇년정도 연기될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고위공직자의 신고된 평균재산이 15억이다. 그런 층에 의해 만들어진 교육 병무정책이 그런 층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이다. 비밀과외도 하지 않고 서류조작도 하지 않고 과외비로 부모허리를 휘게도 하지 않고 떳떳하게 얻은 성적이다. 자신의 점수에 자부심을 갖고 쪼잔하게 3백80.90점짜리들이 올려다 보는 1점과 2점을 다투는 좁은 세상보다 더 크게 더 넓은 사고방식으로 살수 있는 것이 바로 3백 50점이하들이라고 자신감을 갖고 기를 펴고 살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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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j123 | 추천 0 | 03.27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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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나를 | 추천 0 | 03.27  
잘보고가요~
0    0
북기 | 추천 0 | 03.2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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