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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씨가 아내 신애라씨에게 쓴 편지
또로로 | 2020.04.08 | 조회 139 | 추천 1 댓글 1
사랑하는 여보에게..



여보

오늘 드디어 우리집 계약을 했죠.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다 해줄 수있다

다 들어 주겠노라"고 큰소리치면서

결혼한지 6년 2개월 만에 당신이

그리 원하던 우리집이 생겼네요.

아까 집을 함께 둘러보면서

당신은 무엇을 생각했나요?



나는요

예전에

우리 결혼하던 시절을 생각했어요.



아주 오래 전도 아닌

불과 몇 년 전인데

참 아득하게 느껴지네요.



금반지 한 개 달랑 주고

나는 공짜로 당신과 결혼을 했어요.



이등병 때한 결혼이지만

자신있었어요.

제대만 하면

정말 당신을 행복하게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들어주면서

여유롭게 살 자신이..



그런데

그게 아니네요.

나만 여유롭게 살았네요.

당신은 억척스럽게 살았네요.



며칠 전

1년 만에 용제씨 부부와 노래방에 갔을 때

당신은 "요즘 노래를 아는 게 없다" 면서

당황해 했었죠?

나는 속으로 더 당황했어요.



당신이 모르는 최신곡들

나는 알고 있었으니까요.



당신

결국 작년 이맘때 노래방에서

불렀던 노래를 다시 불렀죠?



연애할때

두시간을 불러도 다 못 부를 정도로

많은 노래를 알던 당신이었는데

왜 노래를 못 부르게 되었나요?

그 동안 무얼 했나요?



결혼 6년

나는 어느 새

못난 남편이 되어 있네요.



러닝 머신에서 5분도 뛰지 못하고

헐떡거리는 당신에게

"마라톤대회 나가야 하니 아침 일찍

인절미 구워 달라" 고

부탁하는 철없는 남편이 되어있네요.



우리 생생한 젊음들끼리 만나서 결혼을 했는데

그새 왜 나만 이리 잘 뛰고

잘 놀게 되었나요?



내가 운동하고

노래 부르는 동안

당신은 무얼 했나요?



당신은 정민이 낳고

놀아주고, 밥 먹이고,

또 놀아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목욕시키고, 동화책 읽어주고,

또 기저귀 갈아주고,



그러면서 내 얼굴피부 나빠졌다고

억지로 피부과 데려가 마사지 받게하고

젊게 보여야 한다고 백화점 데려가 청바지 사주고.



당신은 아줌마면서

나는 총각처럼 만들려고 애쓰면서 살죠.



당신은 농담처럼 우리집에는 아기가 둘이 있다고

근데 큰 애가 훨씬 키우기 힘들다고 말하죠.



신혼시절 당신의 수호천사가 되겠다고 큰소리쳤던

나는 결혼 6년 만에 당신의 큰 아기가 되어 있네요.



미안해요..



난 당신의큰 아기인 게 너무나 행복했지만

당신은 참 힘들었죠.



앞으로는 당신이 나의 큰아기가 되세요.

서툴지만

노력하는 당신의 아빠가 될 게요.



결혼할 때 내가 했던 말

기억하나요?



당신이 "나를 얼만큼 사랑해?" 하고 물으면

"무한히 사랑해" 라고 답했었죠.



이제 그 말 취소할래요.



나는 당신을 작년보다 올해 더 사랑합니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구요.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이 사랑할 겁니다.



당신은 어느새 존경하는

내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 있네요.



당신 옆에 오래있을 게요.

당신은 오래만 살아주세요.

더 많이..

더 깊게 사랑할 수 있도록..



- 옮긴글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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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여왕 | 추천 0 | 05.15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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